낯선 하루와 첫날밤이다. 내 품에 안긴 하루가 나를 꼭 껴안으며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는 그게 싫지 않았다. 참 감미롭고 달콤한 밤이다. 깨고 싶지 않은 로맨틱한 시간이 어둠과 함께 침대 위로 잠든다.
눈을 떴다. 그런데 이상하다. 첫사랑 같은 하루가 날 버리고 가고 또 낯선 하루가 내 품에 안겨 잠들고 있지 않은가. 눈을 감고 되돌아가 본다. 지난밤 내가 품에 안았던 하루가 날 버리고 우주로 날아간다.
하룻밤 사랑, 떠남은 버림이고 이별은 배신이다. 그러나 그 모든 시간이 어둠에 묻히고 말았다. 흔적조차 없는 완벽한 이별이다. 더 끔찍한 것은 어제의 나는 로그-아웃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빛으로 다시 태어날 뿐이다.
일어나 보니 우주에서 날아온 빛이 내게 온다. 시간은 죽어야 산다. 새로운 오늘이 투명 인간처럼 창을 통과해 날아든다. 난 어제의 페르소나(persona)를 벗고 낯선 오늘의 영혼으로 다시 일어나 빛을 안았다.
빛은 늘 새로운 무대를 만들고 난 배우로 오늘을 연기할 뿐이다.
Photo 에세이/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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