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사람은 삶에 대한 선택과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과 자유를 포기하며 삽니다. 그런데 여행이란 단어를 마주할 땐 달라진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게 바로 삶의 행복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복을 떠올리는 단어가 뭐가 있을까. 세대별로 다를 게 분명하지만,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더 공감할 것 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미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통해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이런 측면에서 행복과 가까운 단어가 여행일 것 같은 생각합니다.
한때 코로나로 여행이란 단어가 실종된 듯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안을 찾았습니다. 그때 유행한 것이 ‘제주도 한 달 살기’였습니다. 물론 캠핑족과 산을 찾는 사람도 많았지만, 새로운 개념의 여행이 ‘제주도 한 달 살기’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끝나자 ‘보복 관광’이란 말이 등장하면서 여행에 대한 욕구가 봇물 터지듯 폭발했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이.
공항은 해외 여행의 시작점입니다. 동시에 흥분과 설렘이 밀려드는 장소입니다. 오가는 사람마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고, 저마다 한껏 멋을 부린 사람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평소에 쓰지도 않던 선글라스까지 낀 사람도 많이 눈에 띕니다. 그 순간 바로 내가 여행을 가는구나 하고 실감하게 됩니다. 그게 공항입니다.
공항에서의 느낌. 출발할 땐 막 포장지를 뜯은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는 기분이지만, 여행이 끝나고 도착하면 더 이상 먹을 아이스크림이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Up-Down의 기분을 다 경험하게 만드는 곳도 공항입니다. 갈 땐 웃음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도착하는 순간 그 웃음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린 해외 여행을 준비하면서 행복하고, 집에 돌아갈 시점이 다가올수록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이 준 낭만과 환상이 다 사라지니 허전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잠시 뜨겁게 사랑했다 헤어져야 하는 비현실적인 우울감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해외여행은 언제나 우리의 로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