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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 (3)

훈 작가 2024. 11. 7. 06:00

 

출처 : 네이버

 

저녁 뉴스를 보는 아빠에게 BTS 콘서트 입장권 2장만 구해달라고 말했다. 아빠가 날 한번 보더니 다시 TV 쪽으로 눈을 돌리며 말한다.

아들, TV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중계해 주는 데 가야 하니?”

평소 아빠답지 않게 왜 그래.”

뭐가?”

아빠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그게 무슨 말이니?”

아빠가 그랬잖아. 콘서트는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한다고.”

내가 그랬어.”

아빠 왜 이래, 아이유나 트와이스 콘서트 초대권 갖다 주면서 그렇게 말해놓고. 엉뚱한 소리 해.”

맞아, 그건 맞는 말인데, 아빠가 ○○기획사에 부탁하기가 좀 그래.”

그럼, ○○기획사에서는 초대권 안 갖다 줘.”.”

그건 그때그때 다르지.”

누나한테 부탁했더니 인터넷에서 예매하는 건 너무 힘들다는 거야.”

그때 옆에서 듣고만 있던 엄마가 거들었다.

여보, 하나밖에 없는 아들 부탁인데 좀 들어주지.. 그래.”

그럼, 민지는?”

걔가 누구 딸인데. 벌써 구했지.”

그래.”

민우야, 이런 거까지 아빠 찬스 써야 하니?”

여보, 이게 뭐 아빠 찬스야, 대학입시도 아닌데. 그냥 해주면 안 돼.”

~, 알았어. 알았다고.”

   엄마의 지원사격 덕분에 아빠는 꼬리를 내렸다. 보아하니 말다툼하기 싫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나는 야호!’ 소리를 질렀다. 그때 예상치 못했던 말이 아빠 입에서 나왔다.

민우야, 그런데 왜 2장이야. 혹시 여친 생겼니?”

~아 아니야. 그냥 친구랑 같이 가려고 그래.”

얼굴 빨개지는 거 보니까, 있구나.”

여보, 왜 그래. 눈치 없이.”

왜들 이래, 아니라니까.”

   나는 얼떨결에 아니라고 우겼다. 하지만, 엄마는 벌써 눈치챘나 보다. 어쨌거나 서프라이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은영이도 좋아할 게 뻔하다. 어떡하면 점수 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게 은영이랑 함께 BTS 콘서트 가는 거였다. 그나저나 은영이에게 다른 남자 친구가 있으면 어떡하지. 물어볼 수도 없고, 초등학교 때를 생각하면 있을 것도 같은데. 하지만 없을 수도 있어. 지금 나한테 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야 쓸데없는 걱정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지금이야. 하루라도 빨리 은영이한테 점수를 따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