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7)
이미지 출처 : pixabay
15분이 지났다. 혹시 얘가 큰 소리만 ‘뻥뻥’ 치고 바람 맞히는 거 아냐. 아니야, 그럴 리는 없을 거야. 그나저나 궁금하다. 동영상까지 보여줬는데 왜 오리발을 내미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은영이 카페에 들어왔다. 옅은 분홍색 후드집업에 청바지 패션이 발랄한 느낌을 준다. 이제 가슴까지 봉긋 솟아오른 걸 보니 초등학생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은영이가 다가오더니 들고 온 H 백화점 쇼핑백을 옆에 내려놓으며 앉았다.
“주문 안 했으면 치즈케이크 어때?”
좋다고 하자 은영이 다시 일어나 계산대로 가 결제한 후 치즈케이크 두 쪽을 가져왔다.
“강민우, 먹자. 맛있겠다.”
은영이가 먼저 케이크 한 입 베어 먹으며 옆에 있던 쇼핑백을 내게 건네주면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더니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어제 주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좀 그랬잖아.”
“뭔데?”
“빼빼로데이 때 주려고 산 거야.”
나는 ‘이제야 꼬리를 내리는구나.’ 생각했다. ‘그럼, 어제 큰소리친 건 뭐지. 앞뒤가 안 맞잖아.’ 나도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먹었다.
“고마워, 난 준비하지 못했는데, 어쩌지.”
“야, 강민우! 솔직히 말해. 너도 나 주려고 샀는데 안 가져온 거잖아. 내 말 맞지?”
“….”
‘어라, 얘 봐라. 어떻게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다 알고 있지.’
“그나저나 너, 나한테 누나라고 부를 준비는 됐냐?”
“물론이지.”
“두말하기 없기다.”
은영이가 테이블 앞에 놓여 있던 스마트폰을 들더니 화면을 클릭한다. 조금 전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들었지?”
다짐받듯 물어본 은영이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은정아, 들어와.”
“….”
잠시 후 한 소녀가 빵 카페로 들어왔다. 단발머리보다 약간 긴 머리, 분홍색 패딩, 버버리 체크무늬 치마를 입은 우리 또래 여자애였다. 키도 은영이와 비슷해 보였다. 그 소녀가 나를 보고 살짝 미소 지으며 은영이 옆에 앉았다. 순간 나는 석고상처럼 얼어붙고 말았다. 그리고 아무런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내 동생 은정이야. 인사해.”
“….”
나는 멍하니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쳐다만 보았다.
“강민우! 앞으로 나한테 누나라고 불러. 알았지.”
“….”
싸늘한 은영이 목소리가 화살처럼 날아와 내 자존심에 꽂혔다.
“은정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