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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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사진 찍을 때 포즈를 취하면 외쳤던 구호입니다. 때론 “치즈~” 하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추억이 있다면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온 사람일 겁니다. 표정이 웃거나 밝게 나오게 하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셔터를 누르기 전 그렇게 유도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 그렇게 주문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래된 옛날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정숙하고 근엄한 표정이었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의 마음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게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웃으면서 찍어도 되는데 말이죠. 웃으면서 찍으면 경박스럽게 보일까 봐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답니다. 초창기 카메라는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부족했답니다. 카메라 앞에서 30초 이상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뚜렷한 사진이 나올 수 있었던 겁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밝은 표정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았던 거죠. 오히려 어색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치즈~”라 외쳤고, 그게 “김치~”가 된 겁니다.
예전과 달리 포즈가 다양해졌습니다. ‘V’ 포즈는 지금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이 보여준 승리의 V 사인이 많이 알려져 있고, 지금도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의 의미로 선수들이 많이 취하는 포즈입니다. 그런데 손등이 보이면 욕설로 인식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등 영연방 국가와 아일랜드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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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포즈도 많이 합니다. 두 손을 맞대어 오므려서 ♡모양을 하거나, 또는 엄지와 검지를 교차해 ♡를 만들고, 아니면 양손과 양팔을 이용해 머리 위로 큰 ♡를 만들며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증사진을 보면 많이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자유분방한 그들의 사진 속엔 전혀 엄숙함이 보이지 않습니다.
SNS 활동이 활발한 요즘 인증사진은 대세입니다. 인증사진은 말 그대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는 사진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컴퓨터 화면을 캡처한 그림이나 인증 동영상까지 포함됩니다. 다양한 인증사진이 올라옵니다. 가급적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유명한 사진 명소나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셀카’나 ‘인증사진’을 찍다 목숨을 잃는 사망자는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셀카 중독’입니다. 허세나 과시를 위한 인증사진이 늘고 있는 겁니다. 셀카를 찍고 공유해 자존감을 보여주기 위한 인증사진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수백 개의 ‘좋아요’가 달리고 구독자를 늘리는 인증사진에 목숨 걸 필요가 없습니다.
일부 젋은층이 SNS상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인증사진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즐기는 걸 넘어 자칫 무리하게 즐기다 보면 예기치 못한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사진은 즐기는 것으로 만으로도 힐-링이요, 행복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