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에세이/아포리즘
설(雪)날
훈 작가
2025. 2. 26. 00:00
별이 되어 하늘로 떠난 그리움이 내려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어차피 생(生)은 살다 지면 별이 되는 게 인연입니다. 애틋한 사랑의 드라마는 이별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헤어짐의 무대에서 당신과 나는 마지막 대사를 나눕니다.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당신을 보내고 그리움이 사무치던 수많은 밤, 어떻게 보냈는지 모릅니다. 인연은 아픈 사랑이었나 봅니다. 이제 완벽한 타인이 된 당신과 나. 당신은 별로, 나는 별바라기로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랑이 떠난 계절은 시련입니다. 스치는 바람마저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때론 하늘마저 원망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날 이어준 인연입니다. 당신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였던 것처럼 나도 언젠가 사랑을 이어주고 별이 될 겁니다. 별이 되어 다시 그리움으로 내려올 때 오늘처럼 누군가를 만날 겁니다. 그땐 내가 당신이 되어 별이 될 거고, 인연이 존재하는 날까지 겨울이면 그리움이 되어 내려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