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유럽 여행 당시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한 마리오네트 인형입니다. 카를교 인근 하벨시장으로 기억합니다. 나무로 된 인형인데 관절마다 실로 연결되어 있어 사람 손으로 조정해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마리오네트 인형극은 중세부터 시작되었는데 이탈리아 교회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성경 이야기를 전해 주기 위해 공연했다고 합니다.
마리오네트의 본고장으로 체코입니다. 마리오네트는 ‘작은 성모마리아’를 뜻하는데 19세기 중반만 해도 체코어보다 귀족을 중심으로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프라하에는 많았다고 합니다. 유럽을 주름잡던 합스부르크 사대주의에 젖은 탓이랍니다. 반면 서민들은 체코어를 썼는데 마리오네트 인형극도 같은 언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인형은 두 다리, 두 손, 두 어깨, 두 귀 등 총 9곳에 줄을 연결해 사람에 의해 공연하는데, 줄을 더 달면 정교하게 움직이게 한답니다. 유럽의 마리오네트 인형 가운데 체코의 마리오네트가 조종하기 까다롭고 가장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어떤 것은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거의 똑같이 흉내 낼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마리오네트는 우리말로 ‘꼭두각시’입니다.
듣기 좋은 말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만약에 사람이 마리오네트라면 무엇이 움직이게 하는 걸까?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말문이 막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기준과 생각에 맞추어 가르치고 통제하려 합니다.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죠. 부모의 통제 속에는 ‘절제’라는 가르침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식탐을 내면 많이 먹지 마라, 위험한 곳에 가면 가까이 가지 마라.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공공질서 지켜야 한다. 등등.
이런 관점에서만 보면 아이들은 꼭두각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교육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코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하나하나 절제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다 보면 좋은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절제하는 삶을 살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을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없는 아이가 되는 것을 부모들은 익히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나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욕심(과욕, 탐욕)입니다.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거죠. (더 많은 돈.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집, 더 좋은 직업, 더 많은 권력, 더 높은 지위나 명예 등등) 욕망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인데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 합니다. 심지어 남의 것을 뺏기 위해 하고 불법을 서슴지 않죠.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상식이죠. 그것을 알면서도 욕망의 마리오네트가 되려는 인간들을 보아 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지금도 욕망의 마리오네트가 되어 가는 것을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습니다. 겉으론 이런저런 명분으로 포장하여 자기 얼굴을 숨기려 하고 있지만.
과연 그렇게 해서 욕망의 꼭두각시가 되면 훌륭하고 잘 사는 인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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