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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남유럽14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파밀리아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건너편 도로에서 내려서 너나 할 것 없이 하늘 높이 웅장하게 치솟은 성당을 올려보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압도당해 버렸다. 그 순간에도 대성당의 타워크레인이 한쪽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성당은 지금도 건설 중이다. 우리는 현장을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넋 나간 듯 바라보았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다그친 것은 가이드였다. 그녀가 성당은 조금 있다가 사진을 찍으라며 빨리 따라오라 재촉했다. 가이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말해 주고 싶은지 마음이 급했다. 이곳은 여행 시즌이면은 여행객들로 북새통이라 대충대충 설명하고 스치며 지나갈 수밖에 없는 곳인데 여러분은 복이 많다고도 했다. 지금도 사람이 적지 않은 데 성수기 때는 얼마나 사람이 이곳에 몰려든다는 말.. 2024. 10. 11.
모나코(Monaco)의 추억 파도 소리가 들리며 달콤한 목소리로 “Monaco~” 하며 시작되는 팝송 제목이 모나코>다. 장 프랑스와 모리스가 부른 이 노래는 군부 독재 시절 청춘의 아픔과 함께 감성을 어루만지던 노래다.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와 애달픈 여자의 음성이 로맨틱한 분위기로 청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내가 아는 모나코>는 그것뿐이었다. 에즈>를 출발한 시간이 대략 16:20분이었다. 차창 밖으로 빨간색 지붕의 건물들이 지중해와 어울려 지나간다. 바닷가에 항구가 보였고 정박한 요트들이 가지런하게 떠 있는 풍경이 빠른 속도로 스쳤다. 화려한 도심 속으로 버스가 빨려 들어갔다. 모나코다운 풍경을 눈으로만 즐긴다. 에즈>에서 모나코까지는 불과 7~8km로 20분 정도를 달렸다. 좁은 도로를 돌아 다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2024. 9. 13.
세비야 : 스페인 광장 세비야는 안달루시아의 수도이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인구 70만의 도시이다. 세비야에 있는 스페인 광장은 1929년에 세비야에서 열린 미겔 데 세르반테스를 개최하기 위하여 건축가 아니발 곤살레스(Anibal Gonzalez)의 설계로 지었다. 지금은 세비야 주의 정부 청사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 광장은 1916년 스페인의 대표적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사후 3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광장 중앙에는 세르반테스의 기념비가 있고 그 앞에는 애마 로시난테를 올라탄 돈키호테, 노새를 탄 산초 판사의 동상이 있으며, 또한 분수대가 있다. 광장 주변에 인공 연못을 조성하여 배도 띄웠다고 한다.  반달 모양의 건물을 배치하여 광장 공간을 에워싸고 있.. 2024. 4. 26.
파도가 아니라 파두(Fado) 여행에 나서면 생소한 문화와 만나게 된다. 그 생소함이 여행자를 당혹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당혹스러움은 무식에서 오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가이드는 그것을 아는 전제로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속으로 얘가 무얼 말하는 거지, 하면서 겉으로는 애써 고개만 끄덕인다. 나만 그런 걸까 하고 눈치를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 표정을 봐도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침묵이 최고다. 리스본에서 처음 만난 가이드가 파두(Fado)라는 단어를 꺼냈을 때의 내가 경험했던 일이다. 처음에는 ‘파도’라고 들렸다. 뜬금없이 ‘파도라니?’ 갑자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 것처럼 들렸다. 솔직히 말하면 통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속으로 이 자식이 너무 잘 난 척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야.. 2024. 1. 24.
벨렘 탑 리스본의 젖줄인 타호강이 눈길을 끈다. 그 위로 회색 구름이 띄엄띄엄 지나가고 있다. 기울어진 해가 구름을 타고 타호강을 내려다본다. 우리는 광장 한쪽 한적한 곳에 내렸다. 앞서가는 가이드를 따라 타호강을 걷다가 벨렘 탑이 있는 곳에서 다 같이 멈추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오후 태양이 만든 역광 때문에 벨렘 탑의 모습과 그 주변 관광객들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그림자로 다가왔다. 강가엔 조그만 성루가 보였고 탑의 아래쪽이 강물에 잠겨 있다. 벨렘 탑 쪽으로 그리 길지 않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탑은 3~4층 높이다. 탑 왼쪽 선착장에 요트들도 눈에 띄었다. 수신기를 귀에 꽂았다. 가이드 목소리가 들린다. 설명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 어디에 집중해.. 2024. 1. 17.
플라멩코(Flamenco) ‘정열의 도시’라 불리는 세비야는 플라멩코의 고장이다. 플라멩코(Flamenco)와 플라밍고(Flamingo)는 다르다. 자칫 이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그중 나도 한 사람이다. 플라밍고(flamingo)는 서남아시아 · 유럽 남부 · 아프리카 등지에 서식하는 홍학과 새를 플라밍고라고 한다. 한글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이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플라멩코(Flamenco)는 19세기 집시(Gypsy)들의 음악과 춤을 일컫는다. 집시(Gypsy)는 코카서스 인종의 유랑 집단을 말하며, 현재는 유럽을 중심으로 마차를 타고 다니며 점쟁이, 땜장이, 조련사, 가축 중개인 등의 일을 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한다. 14세기부터 발전한 플라멩코(Flamenco)는 집시·안달루시아인, 아랍인, 유대계 스페.. 2023. 8. 24.
<반 고흐>를 위대한 화가로 만든 여인 줄곧 해외여행은 패키지여행을 다녔습니다. 직장생활 때문에 휴가 기간이 짧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영어가 짧아 여행지에서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가이드나 인솔자로부터 여행지의 다양한 문화, 역사, 유적, 예술작품에 대한 설명을 아주 소상하게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점도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가이드 비중이 큽니다. 돈만 챙기려는 가이드를 만나면 즐거움이 반감되기 마련입니다. 대신 좋은 가이드를 만나면 여행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가이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깨알 같은 지식이나 재미있는 상식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외여행에 나서면 의외로 인증사진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며 사진을 즐.. 2023. 7. 22.
반 고흐의 <아를 병원의 정원>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회색 건물에 라고 불어로 쓰인 게 보였다. 에스파스는 불어로 ‘장소’라는 뜻이다. 반 고흐가 발작을 일으켜 입원해 있었던 정신병원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늑한 정원이다. 가운데 정원은 반 고흐의 정원이라고 불리는데 연못과 아담한 화단이 있다. 고흐가 머물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고흐의 작품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그가 이 병원의 정원을 그린 작품이다. 병원의 복도가 아치형인데 작품 속 그림도 노란색으로 똑같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는 표지판에서 차례로 사진을 담았다. 지금은 ‘고흐’를 주제로 한 종합문화센터로 사용하고 있으며, 도서관. 영상자료관, 번역학교, 전시관 등이 함께 있다. 인솔자는 말했다. 고흐는 1888년 12월에 귀를 자른 사건을 저지른 이후 188.. 2023. 6. 22.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고흐 카페를 보고 나서 ‘아를’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벗어났습니다. 차디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아를’의 겨울바람은 생각보다 매서웠습니다. 론강에 부는 바람은 여행객의 몸을 잔뜩 움츠리게 했습니다. 강변 뚝 길에 올라서니 바람이 더 몰아칩니다. 고흐가 자주 찾았다는 바로 그 론강 둑길입니다. 강변 양쪽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건너편 강변에는 유람선으로 보이는 빈 배가 떠 있습니다. 고용하고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강변을 따라 10여 분을 걷다가 멈추었습니다. 반 고흐 흔적 찾기의 마지막 장소입니다. 그가 이라는 작품 그린 바로 그곳입니다. 작품 속에 풍경은 밤입니다. 론강의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과 강물에 가로등 불빛이 반영되는 물결이 아름답게 그려져 .. 2023. 6. 5.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반 고흐의 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 예술의 혼을 기울인 작품이라 합니다. 작품 속의 장소는 그가 좋아하던 곳으로 현재도 반 고흐 카페라는 이름으로 영업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끌리는 당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카페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의 포룸 광장에 있습니다. 고흐가 를 작업할 무렵, ‘아를’에서 밤에 작품을 많이 즐겨 그렸다고 인솔자는 설명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는 밤하늘을 표현하며 검은색을 쓰지 않고,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초록색만 사용해 아름다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그렸습니다. 빛나는 광장은 고흐가 좋아했던 밝은 노란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밤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어두운 밤이겠지만, 고흐에게는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푸른 밤하늘을 그릴 수 있는 황홀한 밤이었던 모양입니다. 포룸.. 2023. 5. 26.
구엘공원 카사 밀라에 대한 현지 가이드 설명이 끝나자마자 구엘과 가우디에 대한 첫 인연부터 다시 말을 이었다. 구엘 백작은 쿠바에서 노예장사로 아주 많은 돈을 모은 귀족으로 그 당시의 대부호였다. 원래 구엘 공원부지는 역시 구엘 백작의 소유였다고 한다. 때마침 가우디가 1878년 파리 국제 만국박람회에 출품한 스페인 전시관 진열장 디자인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때 박람회 현장을 방문하여 전시장에서 가우디의 전시작품을 유심히 살펴보던 까탈루나의 대부호 에우세비오 구엘 백작(1846~1918)이 그의 천재성, 예술성, 독창성에 큰 관심을 끌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자신의 저택과 공원 등 그 외 바르셀로나 내 여러 건축물의 설계를 가우디에게 의뢰하였다. 이러한 인연이 이어지면서 구엘.. 2023. 4. 23.
프롬나드 데 장글레 마세나 광장에서 해변까지 걸어서 2~3분 정도였다. 해변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눈에 들어왔다. 산책로로 보이는 도로가 해변과 같이 동서로 길게 모습을 뻗어있다. 바닷가 쪽으로 벤치에 앉아 지중해 태양을 즐기는 사람이 여유로워 보였다. 난간이 산책로 바다 쪽 끝에 설치되어 있다. 난간 아래 해변부터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까지 어림잡아 40m 정도쯤 될 것 같다. 이른 아침인데 산책로에는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애견과 같이 산책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해변 쪽에도 몇몇 사람들이 지중해 태양을 즐기고 있었다. 아침 해가 역광으로 비추고 있어 산책로를 오가는 사람의 풍경이 실루엣 피사체를 만든다. 카메라를 들었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 줌을 조절해 보았다. 강렬한 느낌은 없다. 하지만 산책로의.. 2023. 4. 11.
풍차 마을 명작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크리스가 우리 일행에게 경품을 걸고 퀴즈를 냈다. 경품으로는 스페인 전통 과자 ‘뚜론’과 ‘와인 한 병’이었다. 퀴즈는 그간 크리스가 투어 안내를 하면서 설명한 내용을 귀담아들었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답은 반드시 손을 들고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첫 번째 문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3대 화가가 누구인지 이름을 맞히는 것이었다. 양양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부부가 주인공이 되었다. 정답은 엘 그레코, 프란시스코 고야, 디에고 벨라스케스였다. 두 번째 문제는 기원전 3000년경 지중해 동쪽의 시리아 중부 지방에 건설한 도시 국가로 항해술이 뛰어나 지중해 무역을 독점하였으며, 오늘날 영어 알파벳의 모체가 된 문자를 그리스에 전한 도시.. 2023. 3. 8.
샤갈이 사랑한 생폴드방스 언덕의 시계탑이 나를 보면서 시간을 알려준다. 차창밖에 보이는 시계탑이 오전 10:25분이라고 손을 흔들었다. 우리 버스는 다시 해안 길을 따라 달린다. 해안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Marseille) 남쪽 툴룽(Tulong)에서 이탈리아 인근 국경 도시 망퉁(Menton)까지 이어지는 지중해 해안을 말한다. '쪽빛 바다의 해안'이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코발트 빛 지중해와 일 년 내내 내리쬐는 따뜻한 햇볕, 그리고 작고 예쁜 바닷가 마을이 어우러져 어딜 가나 여행자의 넋을 쏙 빼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일찍이 그런 빼어난 경관과 기후 때문에 이미 18세기부터 영국과 러시아의 귀족들이 추위를 피해 찾는 휴양지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 해안을 따라 , , 를 지나왔고 지금 로 가고..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