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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달, 4월에 피는 꽃 잔뜩 흐린 봄 하늘, 홀연 담장 밖으로 마치 기린처럼 길게 목을 내민 보랏빛 꽃이 보였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나를 흔든 건 향기였다. 향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두리번거릴 때 눈에 띈 것이 바로 그 꽃이었다. 보랏빛에 시선이 끌린 나는 꽃 이름을 모른 채 일단 사진부터 찍었다. 색감이 너무 내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꽃 이름이 궁금해 혹시 집주인이 있나 싶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단정한 옷차림의 중년 남성이 보여 대문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사장님, 저 꽃이 무슨 꽃인가요?”“라일락입니다.” 사실 긴가민가했다. 오래전 북유럽 여행 때 만난 라일락 꽃과 비슷했다. 그런데 그땐 5월이었다. 그래서 라일락이 맞는지 자신이 없었다. 당시에도 거리에 가로수처럼 큰 라일락 나무에 핀 꽃향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2026. 5. 11.
복사꽃을 보면서 벚곷 엔딩의 마지막 퍼포먼스, 흩날리던 눈처럼 끝났습니다. 꽃은 피었을 때만 사랑받죠. 사랑받을 땐 몰랐을 겁니다. 냉정하게 돌아선 사람들을 어찌 생각할까요. 처연하게 길바닥에 깔린 꽃잎을 아무렇지 않게 밟고 다니거든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자신의 처지를 실감할 겁니다. 봄바람에 나 뒹굴다 나중엔 미화원 아저씨 빗자루에 쓸려 쓰레기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축제의 시간이 끝나면 꽃과 이별은 그렇게 막을 내립니다. 차가운 이별의 끝은 또 다른 꽃과의 만남입니다. 꽃은 날 찾아오지 않습니다. 다가가야만 내게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섭니다. 가까이서 만날 수 없는 꽃이기에 도심을 벗어나 산골로 차를 몰았습니다. 오래전부터 꼭 사진에 담고 싶었던 꽃, 복사꽃입니.. 2026. 5. 10.
짠했던 사진 한 장 점심식사 중 무심코 본 순간 흠칫했다. 차라리 안 보았으면 어땠을까. 저만치 걸어가다 다시 돌아와 이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내가 죄지은 양 조심스러웠다. 동의도 구하지 않고 셔터를 눌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진 속 주인공이 안쓰러워 보여 마음이 짠했다. 그의 삶이 어떤지 모르지만 측은해 보였다. 주인공은 자신이 몰고 다니는 듯한 씨클로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카메라에 담아야겠다는 생각부터 했다. 혹시나 알아차리면 어쩌나 싶어 딱 한 번만 셔터를 누르고 얼른 발걸음을 돌렸다. 오래전 시골장에서 본 장면이 생각난다. 겨울을 앞둔 늦가을이었다. 땅바닥에 자.. 2026. 5. 8.
다낭 거리의 노점상 잔뜩 찌푸린 하늘, 아스팔트 길에 손수레 하나가 보인다. 허름한 옷차림의 할머니가 주섬주섬 갖고 온 나물과 채소 바구니를 내려 펼쳐놓으려고 좌판을 놓고 있는데 갑자기 단속반원이 나타났다. 순간 긴장감이 돌았다. 호루라기 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말이 비수가 되어 노점상 할머니 가슴을 찌른다. “할머니, 여기서 좌판 벌이면 어떡해요.” 연신 고개를 숙이는 할머니 표정이 애처롭다. “좀 봐주세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시선을 흘리며 남의 일 인양 지나친다. 누군가는 자신이 해야 할 정당한 공무집행이고, 또 누군가는 하루 먹고사는 생계가 달려 있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때 우리 노점상의 모습이 이랬다. 다낭에서 본 노점상을 보니 흐릿한 기억 속에 지워진 흑백 .. 2026. 5. 7.
한강 야경 투어 마지막 일정은 한강 야경 투어다. 여행 일정에는 ‘다낭 한강 크루즈’라고 설명되어 있다. 유람선을 타고 다낭 중심을 흐르는 강을 따라 야경을 감상하는 투어다. 선착장이 있는 노보텔 호텔 앞에서 출발하여 송한교, 용 다리(롱교)를 지나서 트란티리 다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로 대략 50분~1시간 걸린다. 다낭 여행 후기를 읽어보면 이곳의 매력에 벗어날 수 없을 거라며 놓치지 말아야 할 투어이니 꼭 경험해 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과연 그럴까? 물론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낭 도착 호텔 객실 발코니에서 본 야경을 보고 감탄사를 꺼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럽 3대 야경을 다 보았다. 특이했던 것은 다 강을 끼고 있는 도시였다. 파리는 센강,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 프라.. 2026. 5. 6.
미케 비치 ‘미케 비치’는 이번 여행의 로망이었다. 이유는 딱 하나, 일출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여행을 오기 전 구글 지도로 호텔 위치를 파악해 보았다. 안타깝게도 호텔이 미케 비치와 3㎞ 이상 떨어져 있다. 정상적으로 걸어도 1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구글 지도 로드 뷰를 보니 걷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로망을 이루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듯했다. 다낭의 일출은 새벽 5시 21분, 일출 30분 전에 해변에 도착하려면 새벽 3시 50분에는 호텔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또 있다. 해변까지 찾아가는 것은 그렇다 쳐도 대부분의 도심 도로가 어두워 치안 문제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접었다. ‘미케 비치(My Khe Beach)’는 베트남 말로 아름다운 계곡(溪谷)이라는 .. 2026. 5. 5.
손짜 반도 ‘영응사’ 다낭의 ‘오행산’, ‘바나산’, ‘산짜 반도’ 3곳에 ‘영응사(靈應寺)’란 사찰이 있다. 모두 분위기가 다르고 다른 이유로 창건되었다. 하지만 3개의 사찰인 ‘영응사’는 다낭 소개 글에는 영흥사, 영은사이지만, 베트남어로는 링엄사, 린웅사(Linh Ung Pagoda)로 읽는다. 다만 모두 한자표기는 영응사(靈應寺)로 되어 있다. 서로 독립적이지만 절과 관련된 전설이 있어 ‘영험하게 응답하다.’라는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영응사’ 이름을 공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북동쪽 손짜 반도, 남쪽 오행산, 서쪽 바나산을 서로 연결하면 삼각형 모양으로 다낭시를 둘러싸고 있어 현지인들은 다낭을 영적으로 보호한다고 믿고 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베트남에는 국교가 없다. 오랜 프랑스 식민 지배와 사회주의 국가 특성에 .. 2026. 5. 4.
다낭 성당과 한 시장 다낭은 한강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미케 비치가 있고, 서쪽은 중심가와 주요 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휴양 목적으로 온다면 바다 쪽 해변이나 썬짜 반도의 고급 리조트가 좋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삶을 보고 싶다면 시내 쪽 호텔을 이용하는 게 낫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대 한강의 다리를 오가는 오토바이의 행렬을 보면 이 도시의 활력을 실감할 수 있다. 날씨 때문인지 모르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이른 아침 문화가 발달했다. 대부분 보통 오전 4~6시에 일과를 시작하는데 이에 맞춰 유치원도 일찍 문을 열고 학교도 7시에 첫 수업을 시작한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일반 회사도 빨라서 오전 7시~ 8시까지 출근해 오후 4시~5시면 대부분 퇴근하고, 식당도 대부분 이에 맞춰 새벽에 문을 연단다.투어 마지막 날이다. 호텔에서 체크.. 2026. 5. 3.
바나힐 ‘다낭의 달랏’ 베트남에서 쓰는 바나힐 광고 카피(copy)다. 이 짧은 문구에 바나 힐의 모든 게 담겨 있다. 바나 힐은 다낭시 서쪽의 안남산맥에 있는 테마파크다. 1919년 프랑스 식민지 당시 프랑스인들이 휴양지로 건설했다. 바나 힐까지는 다낭에서 43.7km 떨어져 있다. 산 정상은 1,485m여서 기온이 해안보다 10~15℃도 낮다. 특히, 여름에 선선하고 맑은 날에는 다낭시와 바다까지 보여 주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다낭의 달랏’이라는 이유다. 2013년 3월 29일 개통된 케이블카(정확히 말하면 곤돌라다)는 길이 5,801m로 가장 긴 논스톱 단일 트랙 케이블카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다낭의 대표적인 명소다. SUN WORD BA NA HILLS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나 볼 수 있을 .. 2026. 5. 1.
골든브리지 ‘신의 손이 떠받친 다리’ 해발 1,414m 바나힐 정상에 자리한 ‘골든브리지’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CNN은 아시아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다리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다리는 산 정상에서 뻗어 나온 거인의 두 손이 길이 150m, 폭 12.8m 규모로 황금빛 다리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바나힐의 랜드마크인 이 다리는 베트남 선 월드그룹이 2018년 6월 완공했다. 다리를 받치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손은 겉보기엔 이끼가 낀 것 같은 오래된 석조 조형물로 보인다. 하지만 강철 망을 덮은 뒤 유리 섬유로 마감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다리가 높은 곳에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고, 날씨에 따라 변화되는 산 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조망하기에 좋은 명소다.패키지로 온 여행객들은 .. 2026. 4. 30.
마블 마운틴(오행산) 다낭 첫 일정은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이다. 시내에서 남쪽으로 8㎞가량 떨어져 있으며 모두 5개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오행산이라고도 부른다. 오행설에 근거해 목산(木山), 화산(火山), 토산(土山), 금산(金山), 수산(水山)을 일컫는다. 1825년 응우옌 왕조의 민망(1820~1840) 왕이 이곳을 방문한 후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대리석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다섯 개의 산인데 각각의 봉우리는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로 불리며 그중 수(水)산만 개방하고 있다. 수산은 멋진 동굴과 불교사원이 있으며 주변엔 다양한 불상과 석상으로 장식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면 다낭 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 2026. 4. 29.
씨클로(Cyclo) 나트랑 & 달랏 여행 생각났다. 가이드의 꼼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투어가 씨클로였다. 돈에 눈먼 그는 일행을 호구로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미웠다. 일정을 마치고 모든 상황을 나트랑 공항으로 가기 전에 선택 관광을 묶어서 하도록 만들었다. 마지막 날 여행의 즐거움을 그가 모두 날려버렸다. 다시는 보고 싶지도 만나고 싶지도 않은 가이드였다. 다행히 이번 다낭 호이안 여행은 모든 게 포함이 되어 있어 가이드와 밀고 당기는 옵션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 그만이다. 동남아나 중국 여행에 나서면 가이드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는 게 늘 선택 관광인데 이번에 모든 게 포함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나트랑에서 씨클로 옵션을 하기 싫었던 이유가 있다. .. 2026. 4. 28.
투본 강 소원 등 띄우기 “소원을 말해봐” 소녀시대 노래가 떠올랐다. 호이안 마지막 일정이 소원 배를 타기 때문이다. 소원 배라고 하니 당연히 무언가 소원을 빌어야 할 것 같다. 딱히 생각해 놓은 건 없다. 그냥 소원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으니 하는 말이다. 설령 소원을 말한다 한들 그게 이루어지겠는가. 그럴지라도 마음속으로 무얼 소원으로 빌지, 하고 고민 아닌 고민에 빠져 본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스며들면서 호이안의 밤은 서서히 눈을 뜬다.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특히 투본강을 중심으로. 게다가 야시장을 끼고 있다 보니 사람들이 붐비지 않을 수 없다. 투본강 용 다리를 중심으로 소원 배 타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는지 수수께끼 같다.낮에 늘어지게 자고 있던 나룻배들.. 2026. 4. 27.
호이안 old town 호이안 옛 거리(old town)에 들어서자 처음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꽃이었다. 제일 흔한 게 빨강과 분홍이다. 꽃이 풍성하고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면 너무 신기하다. 꽃 속에 또 꽃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름이 궁금했다. 저만치 앞서가는 가이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까먹었단다. 생각나면 알려 주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궁금증을 풀지 못한 채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 사냥에 열중하고 있을 때 가이드가 생각났는지 내게 와 꽃 이름이 생각났다며 알려 준다. ‘부켄베리아’란다. 나는 이름을 안 잊어버리려고 반복해 외웠다. 그런데 외워도 외워도 이름이 도망간다. 우선 꽃말이 뭔지 찾아봤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또는 ‘정열’ ‘조화’다. 열대성 넝쿨식물로 나와 있다. 꽃으로 보였던 꽃.. 2026. 4. 25.
고혹적인 등롱의 빛 알록달록한 등롱이 눈길을 끈다. 이국적인 풍경이다. 색다른 분위기라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었다. 찍고 보니 색상이 매력적이다. 등롱을 파는 가게에는 호박 모양, 기구 모양, 납작한 지구본 모양, 둥근 지구본 모양 등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등롱이 매달려 있어 오가는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베트남 호이안은 과거에 중요한 무역항으로 번창했던 도시로, 역사적 배경과 아름다운 건축물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등롱 축제는 호이안에서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문화유산으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하여 화려한 등불을 만들고 장식하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축제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매월 음력 14일에 맞춰 열린다. 이날은 달이 가장 밝은 날로 호이안의 거리와 강가에는 수많.. 2026. 4. 24.
수줍음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와 전학 오던 첫날이 기억이 생생하다. 교실 문이 열리고 새로운 반 아이들과 처음 만나는데 너무 긴장되어 얼굴이 빨개졌다. 모두 나만 쳐다본다. 내 가슴은 참새 심장처럼 콩닥콩닥 뛰었다. 어떡해야 진정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떨렸다. 성격 탓도 있지만 촌스러워 보이는것 같아 그랬는지 모른다. 교실 안 아이들 모두 상고머리인데 나만 까까머리였다. 하교할 때 보니 나만 가방이 아닌 책보자기였고 검정 고무신이었다. 수줍음을 넘어 창피해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시골 티를 벗어나 학교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그런 마음이 내 안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실 수줍음은 정상적인 인간의 특성이다. 낯선 상황에 어색한 건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수줍음 타는.. 2026. 4. 23.
바구니 배와 한국 가요 빵-빵-빵-빵 기적을 울리며~시골 버스 달려간다.동쪽으로 가면 동해 바다~서쪽엔 서해 바다~ 귀에 익은 우리 가요가 들렸다. 박상철의 ‘빵빵’이다. 오후 호이안 첫 일정인 바구니 배 타러 가이드를 따라가는 길이다. 무심결에 나도 따라 불렀다. 일단 경쾌한 트로트 노래가 들리니 반갑긴 하다. 한국 관광객을 위해 분위기를 돋우려는 의도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그곳이 바구니 배 타는 곳이었다. 유창한 한국 노래라 혹시 했는데 베트남 현지인이다.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노래 실력이 제법이다. 주변은 온통 코코넛 숲으로 우거졌고, 숲 사이로 좁은 수로가 있다. 그곳을 따라 흐르는 강물에 바구니로 만든 배가 관광객을 태우고 강을 따라 내려가는 게 보였다. 바구니 배라니 장난감 배도 아니고 일단 호기심을 자극한다.베.. 2026. 4. 23.
다낭 원덤 골든 베이 호텔 다낭 시내를 가로지르는 한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있으며 호텔 옆으로 투언 푸옥 다리가 지나갑니다. 객실마다 발코니가 있고, 전망(뷰)은 강, 바다와 시내방향입니다. 전반적으로 객실이 크고 깨끗합니다. 다만 시내와 떨어져 있어 조용하지만, 세계 6대 해변인 미케-비치와 멀리 떨어져 있어 아쉬웠습니다. 롯데마트, 용 다리, 한 시장을 가려면 차로 10~15분 정도 가야 합니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는 점도 단점입니다. 하지만 부대시설로 29층에 바(bar)와 루프-탑 수영장이 있어 다낭 한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끝내줍니다. 밤에 29층 바에서 칵테일 한 잔 마시며 야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로맨틱한 장점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무난한 5성급 호텔로 객실 수가 무려 949개나 됩니다. 객실 내부가 고급스럽지 .. 2026. 4. 22.
인천공항 해 넘이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다. 결정한 순간부터 더 부풀어 오른다. 국어사전 속에 잠자는 명사 가운데 이런 단어는 없다. 단언컨대 해외여행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여행이 이처럼 설렘 넘치게 하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이런 설렘 때문에 여행은 즐겁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감을 우리에게 선물해 준다. 여행을 사랑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 사랑이 느끼게 해 주는 황홀함 때문이 아날까 싶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잠이 안 온다. 꽃밭에서 들뜬 기분으로 연인의 손을 잡고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것은 상상해도 감미롭다. 그런 기분이 어쩌면 해외로 떠나는 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기대와 흥분과 닮아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행이 미지의 세계로 날아가는 기대와 흥분이라면 사랑은 가슴속에 감추어진 .. 2026. 4. 21.
물구나무 서기 벚꽃이 한창이다. 이때를 놓칠세라 가는 곳마다 상춘객들로 넘친다. 그냥 보는 것도 아까운지 인증 사진을 찍느라 웃음꽃이 여기저기 핀다. 봄은 봄이다. 꽃이 환하게 웃듯 사람들도 어느새 꽃을 닮아간다. 얼마나 기다리던 봄인가. 그걸 아는 듯 벚꽃들도 일제히 팝콘 기계에서 튀어나오듯 꽃망울을 터뜨렸다. 나는 일부러 그 틈에서 멀리 떨어져 헤맨다. 그들이 찍고 있는 인증 사진은 식상하다.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한두 번 찍은 사진이 아니다. 해마다 반복해서 찍다 보니 마치 날마다 먹는 밥에 그 반찬이나 다름없다. 같은 걸 되풀이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피로감을 느낀다. 그게 지루하고 따분해 카메라를 내려놓고 벚꽃만 지켜보고 있다. 홀연 따뜻한 봄날 중학교 체육 시간에 하던 물구나무서기가 생각났다. 운동장.. 2026. 4. 20.
목련 꽃의 비애 파란 봄 하늘에 핀 목련꽃이 저절로 시선을 잡아당깁니다. 나무꾼과 헤어진 선녀가 친구들과 함께 내려온 듯 하얀 자태가 아름답기 짝이 없습니다. 달리 보면 천년을 산다는 학이 무리 지어 앉아 봄 햇살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꽃을 보면 티 없이 맑은 소녀의 미소 뒤에 숨은 하얀 치아를 연상케 하기 도고 하고요. 순백의 꽃, 당신을 볼 때마다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가 해맑은 사춘기 소녀의 순수함과 수줍음을 동시에 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동시에 꽃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합니다. 순백의 자태가 고결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꽃이 피는 걸 지켜보노라면 단아하고 순결한 모습이 여성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더 사랑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 이상합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당신이 늘 외롭게 보입니다. 너.. 2026.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