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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서유럽14

탄식의 다리와 카사노바 ‘베니스’ 하면 물의 도시 또는 운하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원도심은 베니스와 석호(潟湖) 안쪽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으로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으며 육지로부터 약 3.7 km 떨어져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올라가 도시가 물에 잠기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매혹적인 도시라고 현지 가이드가 설명했다. 서둘러 선택관광으로 수상택시를 타고 운하를 한 바퀴돌며 구경한 후 내렸다. 걷는가 싶더니 다리위에서 멈추었다. 그가 가리킨 곳이 탄식의 다리 (Ponte del Sospri) ’ 다. 뜬금없이 탄식이라니 무언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의 표정을 보니 이곳은 사연이 있음이 분명하다. 탄식(歎息)은 근심이나 원망 따위로 한탄하여 숨을 내쉰다는 뜻이다. 주로 고통스럽거나 근심이.. 2023. 11. 13.
빅벤(Big ben) 영국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많다. 먼저 런던의 빅벤, 타워브리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영박물관, 버킹엄 궁전 등이 생각난다. 그뿐만 아니다. 템스강, 2층 버스, 빨간 공중전화 부스도 생각난다. 좀 더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안개, 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떠오르고, 역사 속의 인물인 처칠,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도 생각난다. 심지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도 생각난다. 런던 투어가 시작되었다. 마음속으로 투어 첫 일정은 ‘빅벤’ 아니면 ‘타워브리지 ’ 일 것으로 생각했다. 런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부슬부슬 겨울비가 가늘게 날리는 날씨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행자로서는 낭만적이라 여길 수 있는 정도로 비가 날렸다 그쳤다 반복한다. .. 2023. 10. 29.
진실의 입과 영화 "로마의 휴일" 처음 본 순간 요정인 줄 알았다. ‘세기의 연인’ 또는 ‘불멸의 연인’이라 불리던 오드리 헵번에 대한 첫 느낌이다. 그녀는 에서 여주인공인 앤 공주역을 맡았고, 미남 배우 그레고리 펙이 신문기자 역인 조 브래들리 역을 맡아 열연했던 영화다. 이 영화를 서너 번은 본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긴 여운이 남았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앤 공주(오드리 헵번)가 대사관에서 기자회견하는 장면이다. 기자인 줄도 모른 채 아쉬운 이별의 포옹을 하고 헤어진 앤 공주는 대사관 기자회견장에서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를 마주한다. 앤 공주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극도로 감정을 조절하며 우아하게 품위를 잃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의 눈빛으로 두 사람만의 교감을 나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장 가슴.. 2023. 10. 22.
베르사유 궁전 ‘질투(嫉妬)’라는 말은 시샘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여자가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소유와 욕망의 관점에서는 다른 사람이 가진 무엇을 못 마땅히 여기며 탐을 내거나 싫어하여 마음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질투는 본능에 가깝다. 질투(嫉妬)는 남· 여 간의 애정 문제나 인간이 지닌 소유와 욕망은 인간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나 사극을 보면 질투는 여성들의 전유물로 많이 묘사되곤 한다. 남자는 여러 명의 첩을 두었고, 본부인과 첩들은 한 남편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을 그리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역사 속에서 질투를 그린 드라마 중 대표적인 예가 장희빈이 아닐까, 싶다. 숙종은 자주 중전의 자리를 갈아치우는 우유부.. 2023. 10. 21.
런던 시청 어찌 보면 달걀모양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모터사이클 헬멧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배이더 헬멧(Darth Vader’s Helmet)과 비슷하다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건물은 바로 런던 시청사 건물이다. 시청사 건물은 노먼 포스터에 의해 설계된 건물로 2002년 완공되었다. 애당초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설계에 중점을 두었고, 건물 전체가 남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들어서 직사광선 피하면서도 채광 시간을 오래 받도록 했으며, 건물 모양도 둥글게 해서 통풍이 아주 잘 되게 했다고 한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40% 정도의 에너지를 절약이 된단다. 높이 45m에 10층 규모의 런던 시청사 건물은 사실상 어디가 정면이고 어디가 후면인지 구분이 안 된다. 건물의 .. 2023. 10. 19.
버킹엄 궁전 여왕(女王)이란 단어를 말할 때는 한 영역에서 정상에 오른 여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피겨의 여왕 김연아라든가 골프의 여왕 박세리 같은 경우다. 여자 영화배우를 가리킬 때는 은막(銀幕)의 여왕이라는 관용적인 표현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말하기도 하고, 장미꽃을 가리켜 꽃의 여왕이라고도 부른다. 영국은 국왕을 군주로 두고 있는 나라다.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는 왕이 있다. 아시아에서는 아랍권 일부 국가와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이 있고 유럽에서는 영국을 포함하여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등이 있다. 대부분 상징적인 존재다. 한 마디로 ‘왕은 군림하되 통치는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해.. 2023. 10. 17.
타워브릿지 파리여행에서 센강을 만났다. 파리의 낭만을 느껴보려고 한 센강 유람선 투어는 사납게 내리는 비때문에 우울했다. 연인의 다리로 불리는 퐁네프 다리도,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라는 시(詩)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다. 파리에서 만난 센강과 다리들은 여행의 낭만을 마음속에 가두어 버렸다. 피렌체여행에서 아르노강을 만났다. 아르노강에는 ‘성 삼위일체 다리’라는 산타 트리니타(Ponte Santa Trinita)다리와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애절한 만남으로 유명해진 베키오 다리가 있다. 하지만, 이 다리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멀리 지켜보기만 했다. 여행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패키지여행의 단점이다. 도시는 강을 품고 있어야 낭만적이다. 강이 없는 도시는 어딘지 모르게 .. 2023. 10. 15.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이 로마에 있어 의아했다. 당연히 스페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스페인 마드리드나 세비야에도 스페인 광장이 있긴 하다. 만약 영화 을 보지 않았더라면 무슨 소리냐, 로마에 무슨 스페인 광장이 있느냐고 반문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로마에 스페인 광장이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은 스페인 광장의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로마를 방문하던 중 숙소를 이탈해 공주라는 신분을 숨긴 채 평범한 아가씨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후 ‘스페인 광장’은 로마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왜냐하면 오드리 헵번을 따라 한다고.. 2023. 8. 21.
콜로세움을 지은 이유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 검투사들이 등장하여 목숨을 걸고 싸움 장면이 나오곤 한다. 관중석은 열광하는 로마 시민들로 꽉 차 있고 경기장 안에서는 검투사들이 대결을 펼친다. 그러다 한쪽이 쓰러지면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 단상에 있는 황제를 향해 결정을 기다린다. 황제는 관중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보고 결정을 내린다. ‘콜로세움’을 보니 떠오르는 장면이다. ‘로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콜로세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로마제국의 상징과도 같은 유적이기 때문이다. 콜로세움은 현존하는 건축물 중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되는 유물 중 하나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중국 만리장성, 페루 마추픽추, 이탈리아 콜로세움, 멕시코 치첸이트사, 브라질 거대 예수상, 인도 타지마할, 요르단 고대도시.. 2023. 7. 7.
아는 만큼 보이는 “몽마르트르” 여행은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상상에 머문다. 상상은 아련한 꿈이다. 그것을 가슴에 안고 동안 행복은 내 주변을 맴돈다. 현실이 되기까지 긴 기다림이 막는다, 하지만 여행은 상상과 기다림이란 알을 깨트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따르는 현실적인 손익계산서를 따지게 된다. 비용과 행복이란 교환의 가치문제다. 결국 베팅은 행복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문제는 여행이 지닌 지나친 환상이다. 환상이 현실에서 실망으로 바뀔 때, 마음속에 간직했던 기대치가 한없이 쪼그라든다. 여행이 현실에서 환상을 실망으로 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여행 전 기대치 높았던 명소의 경우 그런 확률이 높다. 파리의 몽마르트르는 그런 곳 중의 하나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이 어떠한 이유로 유명해졌는지 모른.. 2023. 6. 17.
교황청 근위병 제복은 소속감과 일체감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과거 신분과 계급이 존재하던 사회에서는 옷에 따라 구분이 되기도 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획일화된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녀야만 했다. 제복을 입은 대상이 부럽거나 선망의 대상이었던 적도 있다. 학창 시절 특정한 행사가 있는 날 보이스카우트 제복을 한 친구들의 모습이 그랬고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하는 사관생도의 보습이 그랬다. 사관생도의 제복이 멋져 보여 육군사관학교를 지원했으나 제복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성 베드로 성당 투어를 마치고 나오는데 멋진 제복을 한 근위병이 보였다. 내가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자 가이드가 근위병에 대한 설명을 했다. 바티칸을 지키는 근위병들은 이탈리.. 2023. 3. 27.
융프라우 스위스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롤렉스(Rolex)나 오메가(Omega) 같은 명품 시계가 떠오르면 감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고, 가 떠오른다고 한다면 너무 유치하다고 놀림을 받을 것 같다. 그러나 알프스를 떠올리면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틀간 파리 일정을 뒤로하고 어젯밤 인터라켄(Interlaken)에 도착했다. 알프스의 아이거, 융프라우, 맨휘로 둘러싸여 있는 이 도시는 스위스 중부 베른주의 작은 도시다. 인터라켄은 ‘호수와 호수 사이’라는 뜻으로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있다. 알프스의 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러나 스위스에 왔다는 것도, 알프스의 산자락에 와 있다는 사실도 전혀 실감 나지 않았다. 설렘이 없었다는 얘기다. 저녁을 먹고 호텔을 나왔을 때도.. 2023. 3. 19.
미켈란젤로 언덕 도시 전체의 풍경을 보려면 전망이 좋은 곳에 오르면 된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남산에 오르면 되고, 파리풍경울 보려면 몽마르트르 언덕에 오르면 된다. 물론 남산 타워나 에펠탑 전망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경우는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야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미켈란젤로의 언덕은 미켈란젤로 광장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은 아르노(Arno) 강 서편의 언덕에 있다. 언덕 아래쪽으로는 토스카나 아펜니노산맥에서 발원한 아르노강(240km)이 서울의 한강처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르며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Pisa)를 거쳐 리구리아 해(海)로 흘러 들어간다. 광장 중앙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복제품이다. 현재 진품은 갤러리아 델 아카.. 2023. 3. 10.
파리의 상징 에펠탑 앙숙(怏宿)은 ‘원한을 품고 서로 미워하는 사이.’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독일과 프랑스는 앙숙관계다. 비스마르크가 독일 통일을 마무리하고자 했던 전쟁이 보불전쟁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독일은 1871년 1월 베르사유 궁전에서 독일 제국을 선포했다. 이 전쟁을 계기로 독일과 프랑스는 2차 대전 종전까지 앙숙 관계가 된다. 프랑스가 보불전쟁에서 독일에게 패한 치욕을 만회하고 국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파리 만국박람회 때 구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세워진 탑이 에펠탑이다. 에펠탑은 센 강 서쪽 강변에 샹드 마르스 공원(Champ de Mars) 끄트머리에 세워졌다. 당시는 세계 최고 높이(300m)였다. 에펠 탑은 건축부터 많은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다. 그 당시 파리 ..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