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 에세이/라떼별곡101

에어쇼를 보면서 쇼는 볼만한 구경거리여야 합니다. 그런데 공짜로 보는 쇼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미 서부 여행 때입니다. 여행 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벨라지오 분수 쇼는 반드시 봐야 한다는 여행 후기가 많았습니다. 유명한 쇼인가 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 가보았습니다.  밤 9시, 조명을 받은 분수가 잠에서 깨어 요정이 춤추듯 했습니다. 음악의 선율에 따라 분수 쇼가 연출되었습니다. 고작 3분 정도였습니다. 시작인가 싶더니 끝이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 싱겁게 끝난 겁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무얼까? 공짜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돈 주고 Wynn 호텔에서 본 르 레브 쇼(LE REVE SHOW)는 달랐습니다. 르 레브 쇼(LE REVE S.. 2024. 10. 16.
그땐 메밀꽃을 몰랐습니다. 한겨울 어두운 골목길을 걷노라면 무서웠습니다. 달빛조차 없는 밤은 더욱 그랬습니다. 개 짖는 소리가 음산하게 들리면 마치 공포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옵니다. 그 시절 골목길은 왜 그리 어두웠나 모르겠습니다. 분위기 있게 전봇대 위에 방범등 하나라도 있었으면 무섭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궁이 굴뚝에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던 시절의 겨울이 그랬습니다. 해가 짧은 겨울밤은 길었습니다. TV도 없던 시절, 까맣게 그을린 아랫목 구들장으로 서로 발을 디밀었던 겨울밤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먼 아날로그 시절로 돌아가면 어느새 아련하게 옛 생각이 납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하려고 그러나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말해야겠습니다.  “찹.. 2024. 10. 9.
자유, 인간의 전유물인가 새를 보면 부러움을 느낍니다. 하늘을 난다는 것, 자유롭다는 것,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이유는 다 알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단지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다면 꿈에서 새가 되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우린 날개가 없습니다. 그러니 날지 못하는 걸 부럽다고 쳐도 자유롭다는 걸 부러워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가 자유롭지 않다는 건데,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린 자유를 누리고 있으니까,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겁니다. 감방에 갇혀 있는 죄수가 아닌 이상. 자유는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린 자유를 쟁취하기 .. 2024. 10. 8.
바람은 죄가 없다. 이해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왜 싫어하는지. 사실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몇몇 사람입니다. 내가 특별히 그들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잘못한 건 없습니다. 그런데 단지 바람이란 '이름' 때문입니다. 바람이란 이름도 사람들이 지어 붙여 놓은 겁니다. 그래 놓고 나를 미워하니 더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궁금하다면 어떤 사람들인지 말하겠습니다. 남녀불문하고 딴짓하는 사람들, 특히 외도하는 사람, 어엿한 애인이 있는데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는 사람, 모두 바람피운다고 바람을 싫어합니다. 약속 장소에 상대가 나타나지 않을 때 또 바람맞았다고 바람을 싫어합니다. 도대체 그게 왜 나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부들도 가끔은 날 싫어합니다. 마트나 시장에 가서 장을 봅니다. 장을 보다 보면 .. 2024. 10. 2.
코스모스 핀 들녘에서 힘들었습니다. 여름 내내. 열대야는 연일 신기록을 경신했죠. 뉴스를 보면 하루라도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세상은 늘 그랬죠. 별별 일이 벌어져도 그때뿐이고, 그게 내 일이 아니면 무덤덤하게 지나치게 됩니다. 서로 어울려 살아야 아름다운 세상인데 저마다 세상사는 게 팍팍하면 마음까지 여유가 없어집니다.  하루라도 빨리 가을이 왔으면 했는데 늦더위가 강짜를 부리는 것처럼 가을을 시샘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가을에만 관심이 있으니 물러가기 싫은 가 봅니다. 우린 때가 되었으니 기다리는 것뿐인데 눈치 없는 여름이 고집스럽게 버티는 것 같아 보기 싫습니다. 뭐가 그리 아쉬운 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계절의 시계는 돌아갑니다. 늦었지만 가을이 성큼성큼 우리 곁에 왔습니다. 가을이 온 걸 어떻게.. 2024. 9. 30.
메뚜기도 한철이다. 어릴 적 시골 촌뜨기로 자랐습니다. 동구밖을 지나  들에 나가면 메뚜기가 지천으로 깔려있었습니다. 논두렁 길이나 콩을 심어 놓은 논 언저리 길을 걸으면 후드득 뛰는 메뚜기를 정신없이 잡아 강아지풀에 메뚜기를 주렁주렁 엮었던 추억이 아련합니다. 메뚜기를 한참 잡다 보면 녀석들이 붙어 짝짓기 하는 걸 한 번에 잡는 일도 있습니다. 두 마리를 잡은 거죠. 사람이나 메뚜기나 사랑을 할 땐 정신없는 모양입니다. 그땐 왜 녀석들이 붙어 있는지 몰랐었죠. 세월이 지나고 보니 웃음이 납니다. 아마 지금 같았으면 잡지 않았을 겁니다.  많이 잡아 올 경우 어머니께서 도시락 반찬으로도 싸 주시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메뚜기를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친 후, 물에 한두 번 씻은 다음, 후라이팬에 간장과 기름을 적당히 부어 볶았.. 2024. 9. 5.
Rush hour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노인이 타면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대개 젊은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보기 힘듭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어쩌다 한가한 오후 시간대에 전철을 타 보면 양보는커녕 하나 같이 스마트 폰을 보느라 아예 주변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심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뻔뻔하게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노약자석인데도 자는 척하는 건지, 정말 자는 건지 눈을 감고 못 본 척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본인이 내릴 정거장에 도착할 즈음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재빨리 내립니다. 전철을 이용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더 보기 볼썽사나운 장면을 보기도 합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 2024. 9. 3.
별을 죽인 건 너야 별이 죽었습니다. 캄캄합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있다면 밤은 별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이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왜 별이 안 보이는 걸까. 누가 별을 죽인 걸까. 아니면 누가 별을 사라지게 한 걸까. 별을 죽였다면 뭔가 흔적이 남아있을 텐데. 난 우주의 미아가 되었지만, 별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즈음 별똥별 하나가 지나가더니 별빛이 희미하게 저 멀리서 다가왔습니다. 죽었던 별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가 밤 10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을 겁니다. 오후 2시에 수술실에 들어갔으니 8시간 만에 마취에서 깨었던 겁니다. 무거운 눈꺼풀 사이로 들어온 빛이 뭉개져 몽글몽글한 별빛처럼 반짝이는 게 영롱.. 2024. 8. 23.
잠자리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에어컨을 틀고 자면 시원하긴 합니다. 그런데 자다 보면 춥습니다. 본능적으로 리모컨을 찾아 꺼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한동안 잠이 듭니다. 얼마나 잤을까?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다시 에어컨을 켜게 됩니다. 몸이 끈적거려 잘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밤이면 밤마다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일입니다. 열대야와 불편한 동거를 피하기 위해선 에어컨 신세를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요금이 부담스럽지만, 습한 더위와 동침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참으려다 보면 짜증이 임계점에 다다릅니다. 자칫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는 잠자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아침이면 머리가 개운하지 않습니다. 잠을 설쳐서 그럴 겁니다. 아마 이런 일이 나만의 .. 2024. 8. 7.
배롱나무꽃 배롱나무는 거추장스러운 걸 싫어하나 봅니다. 여름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본래부터 그랬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볼 때마다 자신의 멋진 몸매를 자랑하듯 드러내는데, 그게 내겐 거침없어 보였습니다.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어떤 나무와 비교해 봐도 나뭇결이 부드럽고 매끈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투박한 다른 나무보다 매혹적입니다. 호기심에 살짝 만져 보았습니다.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꽃이 오래 피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나무 자체입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일단 패션이 시원해 보입니다. 살짝 건드리면 바로 껍질이 벗겨져 속살이 드러납니다. 마치 샤워를 하려고 금방이라도 벗어버릴 것 같은 모습입니다.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몸이 관능적인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 2024. 8. 2.
나도 '관종' 일까 '관종’이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이목을 끌기 위해 온라인이나 SNS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라는데 '관심종자'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타인에게 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다는 방증일 겁니다. 과장일는지 모르지만, ‘관종’이 대세가 된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은 누구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세상입니다. 사이버공간에서 타인과 의견을 나누며 지내고, 스마트폰이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서로 일상을 공유하는 동시에, 이를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며 지냅니다. 특히, SNS의 비중이 커지면서 ‘관종’이란 말이 자리 잡은 듯합니다. 블로그(수다 한 잔, 사진 한 장)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 2024. 8. 1.
겨울 사진 덥습니다. 너무 덥습니다. 여름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지냅니다. 그래도 몸은 짜증스럽게 반응합니다. 본능적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싫은 겁니다. 신은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우린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피서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할 피(避), 더위 서(暑), '피서(避暑)'는 숙명적으로 여름철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단어입니다. 예전엔 소박한 피서도 낭만적이었습니다. 그땐 아날로그 시대였습니다.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에서 이웃들과 수박 한쪽을 나누어 먹으며 더위를 식히곤 했습니다. 어른들은 가까운 계곡을 찾아 탁족을 즐기기도 했고요. 그럴 여유조차 없는 서민들은 툇마루에 앉아 부채질하며 매미 소리를 들으며 지냈습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종일 개울가에.. 2024. 7. 24.
육아 독박 오리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평생 부부로 산다고 합니다. 이런 점은 본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수컷은 가부장적인 측면이 있나 봅니다. 가정을 소홀히 하거든요. 암컷이 알을 낳아도 단 한 번도 품어 주는 법이 없습니다. 새끼가 알에서 부화해도 돌봐주지 않습니다. 다 커서 독립할 때까지 육아는 오로지 암컷의 몫입니다.  이른 아침 엄마 물오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호수로 나섰습니다. 아빠 물오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서 무얼 하든 엄마 오리는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엄마 오리는 육아에만 전념할 뿐입니다. 물살을 가르며 호수 가운데로 유영하는 모습이 마치 제트기가 푸른 하늘을 비행하는 것 같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엄마 오리가 새끼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다 클때까지 키우는 건 모성에 의한 본능일 것이고, 새.. 2024. 7. 14.
나비 바늘 꽃과 인디언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 이후 아메리카 대륙은 300년 넘게 유럽 열강들이 이 대륙에서 식민지 쟁탈을 위해 전쟁을 벌였다. 한마디로 18세기 아메리카 신대륙은 영국·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제국주의의 각축장이었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유럽 열강들이 벌인 전쟁 중 대표적인 것이 영국과 프랑스가 맞붙은 ‘프렌치-인디언 전쟁(French and Indian War, 1755∼1763)’이다. 이 전쟁은 북아메리카 오하이오 강 주변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일어난 식민지 쟁탈 전이었다. 그 당시 세계대전으로 불리던 유럽의 7년 전쟁(1756∼1763)보다 1년 먼저 일어났다. 영국과 프랑스 양국은 인디언들과 서로 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인디언들에게 유화정책을 펼친 프랑스가 맺은 동맹이 더.. 2024. 7. 9.
이름이 건방진 꽃 “건방지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사실, 꽃이 건방질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능소화’라는 이름 때문입니다. 능(凌)은 ‘능가하다, 깔보다,’의 능이고, 소(霄)는 ‘하늘’을 뜻합니다. 그대로 뜻을 적용해 보면 하늘을 능가하다, 깔보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하늘을 능가하고, 깔보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합니다.  트럼펫이 연상되는 꽃입니다. 깔때기 모양 같기도 하고, 나팔꽃과 흡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색이 좀 다릅니다. 주황색인데, 노란색이 많이 섞인 듯 보입니다. 화려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꽃이 질 때, 다른 꽃처럼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져 지는 것과 달리 통째로 떨어집니다. 처연하게 떨어지는 동백꽃과 닮았습니다. 시골에서는 처녀 꽃이라고도 부르는 꽃입.. 2024. 7. 2.
사마귀와 장비 사마귀 한 마리가 노려 보고 있습니다.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생김새부터가 그렇습니다. 녀석은 앞다리가 길고 크며,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어 작은 벌레를 사냥하기에 적합한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녀석은 곤충치곤 육식성입니다, 특이한 것은 짝짓기한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사람으로 치면 엽기적인 성폭력 살인범죄일 겁니다. 개체 간 차이가 있지만, 왕사마귀는 겁이 없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기는커녕 덤벼들려고 합니다. 천적인 새가 다가와 잡아먹으려고 해도 끝까지 바득바득 대드는 녀석입니다. 자기보다 큰 상대를 보면 날개를 펴며 몸을 크게 보이게 하면서 허세까지 부립니다. 그러나 그런 위협이 자신보다 크기가.. 2024. 6. 14.
라이더 “짜장면 시키신 분~” ‘90년대 후반 TV에 나왔던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입니다. 짜장면은 지금도 배달 음식의 대표적인 선두주자입니다. 알루미늄 배달통을 들고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중국집 배달원이 떠오르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특히, 대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장에서 먹던 짜장면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구를 치는 동안 번갈아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당구장 안은 담배 연기와 짜장면 냄새가 섞여 진동했습니다.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새 면이 퉁퉁 불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짜장면 맛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었습니다. 옆 다이도 같았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때는 그런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음식.. 2024. 6. 11.
금계국과 디아스포라(Diaspora) 일렁이는 금계국이 노란 물결을 이루는 아침입니다. 둑 언저리는 다른 풀꽃이 발 붙일 틈 없이 금계국이 점령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녀석들은 원래 토종이 아닙니다. 북미가 원사진인 금계국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와 원예용으로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꽃길 사업 조성에 보급되어 전국에 심어졌다는 겁니다. 황금 닭을 닮은 국화라는 해서 ‘금계국(金鷄菊)’으로 부릅니다. 다년생 꽃으로 번식력이 강해 어느 곳에서나 자라 황금빛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입니다. 환경부에서는 이꽃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한 상태입니다. 금계국은 종자뿐만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하여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공간까지 밀어내고 그 자리를 독차지해 버립니다. 금계국을 보노라면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 말은 ".. 2024.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