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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호주&뉴질랜드10

푸카키 호수 광활한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국적인 풍경은 경이롭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이다. 원래 남의 떡은 커 보이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수식어를 갖다 붙일 수밖에 없다. 눈앞에 펼쳐진 호수의 풍경을 보면서 예의상 갖다 붙인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다. 마운트 쿡은 흰 구름에 가려져 몸통만 보였다. 이름값을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눈으로 덮인 설산이 마운트 쿡(3,754m) 임을 짐작할 뿐이다. 푸카키 호수는 거기서 80㎞ 떨어져 있고, 그곳에서 밀려 내려온 빙하가 녹아 형성되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특이한 것은 호수의 물빛이 아주 짙은 푸른색이다. 영어로는 “milky-blue”라 부르는 모양이다. 빙하수에 .. 2024. 8. 22.
페더데일(FEATHERDALE PARK) 동물원 여행을 떠날 땐 겨울이었는데 오클랜드 공항에서 내렸을 땐 여름이었다. 겨울과 여름을 오가는 여행은 적도 아래인 남반구 지역을 여행할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중 하나가 호주 뉴질랜드다. 북섬인 오클랜드에서 시작한 뉴질랜드 일정은 남섬 투어를 모두 마치고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끝났다. 오늘은 시드니 일정 이틀째다. 첫 일정은 동물원이다. 내겐 별로 호기심이 가는 일정이 아니다. 그러나 아내와 아들에겐 다르다. 무척이나 기대가 큰 모양이다. 짐작이 간다. 호주 대륙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 때문일 것이다. 투어버스를 타기 전부터 눈빛이 달랐다. 모름지기 사람의 감정은 눈빛으로 먼저 말하는 것 같다. 페더데일(FEATHERDALE PARK) 동물원에 왔다. 지구상에 호주 대륙에서만 사는 동물을 만났다. 제일.. 2024. 5. 28.
달링하버(Darling Harbour) “달링(Darling)~, 달링(Darling)~.” 무언가 로맨틱한 향기가 묻어난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향기와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묻어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어로 ‘Darling’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구라는 뜻의 ‘Harbour’라는 단어가 붙어 있으니 뉘앙스가 더 짙어진다. 시드니에 사는 사람들의 탁월한 언어감각에 감탄사를 연발할 뿐이다.   달링하버(Darling Harbour)라는 낱말을 아무리 입에 오르내려도 지겹지가 않다. 마음속으로 호주인의 언어적 표현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정말 아름다운 말이다. 그건데 그게 아니란다. 흔한 말이지만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있다. 달링하버라는 지명은 시드니 지사였던 랠프 달링(Ralph Darling).. 2024. 5. 18.
울릉공((Wollongong) 시드니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뉴질랜드 남섬 가이드는 58년생이었다. 그래서인지 비교된다. 보자마자 영업사원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상이 아니다. 지극히 사무적인 인상이다. 첫 만남이라면 어색한 분위기를 유머나 위트로 긴장을 풀어주는 인사말을 할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목소리에 대한 느낌도 사무적으로 들렸다.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점이 하나도 없다. 사람을 처음 대할 때 상대방이 주는 이미지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관상이란 용어가 실생활에서도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나 좋은 인상을 갖추기 위해 얼굴을 고치는 이른바 성형이 대중화된 지가 오래다. 사람은 내면보다 먼저 외모를 본다. 내면을 들여다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 2023. 12. 25.
와카티푸 호수와 퀸스타운 퀸스타운으로 돌아가는 길은 피곤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하느라 단잠을 설치며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비몽사몽의 경계를 넘나들며 잠을 자다 또 깼다. 목축의 나라로 알려진 뉴질랜드는 양, 소, 사슴, 알파카 등 많은 가축을 방목한다. Milford Sound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창 밖에 펼쳐진 풍경이 말 그대로였다. 호수를 끼고 달리던 투어버스가 멈추었다. 탤런트 이영애가 LG 에어컨 CF 촬영을 했다는 장소인데 호수가 보이는 언덕길이다. 도로는 구불구불한 산허리를 휘감으며 퀸스타운까지 이어진다. 내려서 보니 경치가 아름답다. 시원한 여름 바람이 뜨거운 햇살과 함께 얼굴에 스치고 지나간다. 차가 출발하자 무뚝뚝하던 가이드가 입을 열었다. 와카티푸 호수에 얽힌 전설을 말하고 싶었던 모.. 2023. 12. 22.
여왕의 도시 퀸스타운 아침 8시에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준비했다. 퀸스타운까지 에어뉴질랜드 항공편 10시 15분 비행기로 이동한다. 운항 시간은 1시간 50분이다. 공항 내에 전시된 현대차 제너시스 승용차가 시선을 끌었다. 반가웠다. 인상적인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게이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탔다. 기체가 서서히 이륙 준비를 위해 움직인다. 잠시 활주로에 대기했다. 이륙 지시를 받고 엔진을 가속하면서 질주하더니 하늘로 박차고 올라간다. 이 순간이 긴장된다. 하늘로 치솟는 느낌이 일정 높이까지 느껴졌다. 긴장이 풀리면서 졸음이 쏟아졌다.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 걸었다. 시원한 바람과 파란 하늘이 청정 뉴질랜드의 상징 같다. 커다란 산줄기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높이 2,370m의 리마커블 산이다. 공항을 나와 작은 투.. 2023. 12. 19.
반딧불 동굴(GLOWWORM CAVES) 와이토모(Waitomo)는 ‘마우리어’로서 “구멍을 따라 흐르는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GLOWWORM은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개똥벌레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이 곤충이 사는 동굴이 반딧불 동굴(GLOWWORM CAVES)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굴이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씩 어두워졌다. 석회동굴이다. 종유석과 석순이 보였다. 석회동굴이지만 아름답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 있는 석회동굴과는 비교가 안 된다. 단양 고수동굴보다도 한 수 아래인 건 분명하다. 아래쪽으로 조금 더 내려갔다. 가이드가 여기서부터 사진 촬영은 금지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한다. 암흑이다. 동굴 아래로 잔잔한 연못이 있다.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작은 배가 어둠 속에서 들어왔다. 동굴.. 2023. 7. 16.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블루마운틴은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해발 1,000m에 이른다. 페더데일 동물원을 출발해 정오를 지나 고풍스러운 한 호텔 건물에 도착했다. 3층 목조건물이다. 저 멀리 건너편에 블루마운틴 계곡이 희미하게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목조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보존이 잘 된 느낌이 들었다. 헤리티지 호텔이라는곳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호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곳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정통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다. 특별한 점심 메뉴라는데 난 정통 스테이크가 뭔지를 모르겠다. 하지만 고기는 부드러워 먹을 만했다. 블루마운틴 시닉 월드(Blue Mountains Scenic.. 2023. 6. 3.
시드니의 랜드마크 모퉁이를 돌아가니 빨간색 2층 투어버스가 지나가고 모퉁이를 돌자 하얀 지붕이 조개껍질을 엎어놓은 모양의 오페라 하우스가 나타났다. 오른쪽 선착장에는 커다란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오른쪽으로 하버브리지가 타원형의 구조로 건너편 시가지까지 길게 걸쳐져 있다. 시드니 하면 단언컨대 오페라 하우스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1973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2세에 의해 정식 개관했고, 1957년 국제설계공모전에서 당선된 덴마크의 건축가 욤 우촌의 작품이란다. 누가 보아도 인상적인 외관에 감탄사를 연발할 것 같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 디자인이 조개껍질이나 요트의 흰 닻을 형상화시킨 모양이라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이와는 달리 오렌지 조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23. 4. 3.
밀포드사운드 투어는 내 마음 같지 않다. 마음에 드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데 일정에 쫓긴다. 이미 예약한 크루즈 선에 타야 하기 때문이다. 내리자마자 줄을 서고 Real Journey 호에 곧바로 승선했다. 크루즈 선 출발시간이 11시다. 배에 오르자마자 점심 식사부터 먹었다. 배에 오른 모든 여행객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접시를 들고 줄을 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여행은 먹는 것도 전쟁이다. 맛있는 메뉴는 조기 품절이다. 한 접시를 비우고 다시 가보니 벌써 인기 메뉴는 동이 났다. 그래도 이것저것 아쉬운 메뉴로 대체해서 배를 채운다. 호텔식 뷔페는 아니지만, 먹을 만했다. 크루즈 선의 꽁지에서 하얀 우윳빛 거품을 수면으로 뿜어낸다. 크루즈 선이 선착장을 출발한 후 또 한 척의 크루즈 선이 뒤를 따라온.. 2023.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