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은 여행이다/호주&뉴질랜드

반딧불 동굴(GLOWWORM CAVES)

by 훈 작가 2023. 7. 16.

와이토모(Waitomo)는 ‘마우리어’로서 “구멍을 따라 흐르는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GLOWWORM은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개똥벌레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이 곤충이 사는 동굴이 반딧불 동굴(GLOWWORM CAVES)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굴이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씩 어두워졌다. 석회동굴이다. 종유석과 석순이 보였다. 석회동굴이지만 아름답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 있는 석회동굴과는 비교가 안 된다. 단양 고수동굴보다도 한 수 아래인 건 분명하다. 아래쪽으로 조금 더 내려갔다. 가이드가 여기서부터 사진 촬영은 금지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한다. 

(참고 :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

암흑이다. 동굴 아래로 잔잔한 연못이 있다.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작은 배가 어둠 속에서 들어왔다. 동굴 안내인이 배 안으로 안내하며 한 줄에 4명씩 앉도록 했다. 배가 출발을 했다.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수면으로 떨어지면서 정적을 깬다. 그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오직 그 소리뿐이다. 완전한 암흑세계다. 빛이 없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배를 조정하는 현지인이 동굴 천장에 설치된 줄을 이용해 배를 서서히 움직이게 했다. 고요하고 적막한 세계로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갔다. 배는 우주선처럼 유영한다. 미끄러져 가는 우주선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 메아리처럼 퍼졌다. 

동굴 천장에 다이아몬드 같은 발광체가 밤하늘에 은하수처럼 촘촘하게 붙어 반짝이고 있다. 별처럼 빛나는 것이 GLOWWORM이란 개똥벌레의 애벌레다. GLOWWORM의 일생은 애벌레로 7~8개월, 성충이 된 후 2~3일 살고 죽는다. 그 애벌레가 Fishing line이란 실 같은 가느다란 줄을 내려 빛으로 먹이를 유인해 잡아먹고사는데 그 빛이 정말 신기하고 기묘했다. 어둠의 터널 끝에 빛이 보였다. 짧은 우주여행이 끝났다. 불과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긴 시간을 지나온 것 같다. 짧고도 긴 우주여행이 끝났다. 암흑은 저승세계 같지만, 그 속에서 연출한 GLOWWORM의 삶은 생명의 빛이자 생(生)과 사(死)의 공존이다. 그러기에 자연은 위대하다.

'인생은 여행이다 > 호주&뉴질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카티푸 호수와 퀸스타운  (126) 2023.12.22
여왕의 도시 퀸스타운  (122) 2023.12.19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0) 2023.06.03
시드니의 랜드마크  (0) 2023.04.03
밀포드사운드  (0) 2023.03.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