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의 달랏’
베트남에서 쓰는 바나힐 광고 카피(copy)다. 이 짧은 문구에 바나 힐의 모든 게 담겨 있다. 바나 힐은 다낭시 서쪽의 안남산맥에 있는 테마파크다. 1919년 프랑스 식민지 당시 프랑스인들이 휴양지로 건설했다. 바나 힐까지는 다낭에서 43.7km 떨어져 있다. 산 정상은 1,485m여서 기온이 해안보다 10~15℃도 낮다.
특히, 여름에 선선하고 맑은 날에는 다낭시와 바다까지 보여 주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다낭의 달랏’이라는 이유다. 2013년 3월 29일 개통된 케이블카(정확히 말하면 곤돌라다)는 길이 5,801m로 가장 긴 논스톱 단일 트랙 케이블카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다낭의 대표적인 명소다.

SUN WORD BA NA HILLS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건물에 쓰인 영문 표기다. 여기가 바나 힐로 오르는 호이안 역이다. 우린 버스에서 내려 여유롭게 주변을 구경하며 걸어 역으로 들어갔다. 가는 길목에 이런저런 기념품 상점이 즐비했다. 규모가 커서인지 관광객들이 보이긴 해도 많이 붐비는 것 같지 않았다.
호텔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했으니 어림잡아도 11시 안팎이다. 케이블카 승차장에 도착하니 안전 요원들이 사람 수에 맞추어 케이블카를 타도록 안내하며 승차를 도왔다. 타는 사람이 많긴 해도 곧바로 케이블카가 도착해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패키지로 오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탄다.

차례가 되어 케이블카에 올랐다. 부드럽게 출발하더니 곧바로 상승고도를 높인다. 가이드 말로는 17분 정도 소요될 거라 했다. 짧은 시간은 아니다. 이미 설명 들은 대로 산 아래 역에서 5 Km 넘는 거리를 이동해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케이블카 아래로 펼쳐지는 울창한 숲이 브로콜리밭처럼 보였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이 길어 지루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따분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더니 귀가 먹먹해진다. 짧은 시간 내에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은 서로 뻘쭘하게 얼굴을 쳐다보는 게 어색해서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17분이란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줄 몰랐다.

골든브리지를 둘러보고 곧바로 점심을 먹었다. 장소는 포시즌스 뷔페다. 대부분 여행객은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규모가 엄청나다. 일단 들어서면 자리부터 잡는 게 먼저다. 워낙 공간이 넓고 사람들로 붐벼 음식을 먼저 가져와도 어디에 앉아서 먹을지 헤매게 된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조금은 시장바닥 같은 분위기다.
식사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정상에 있는 프랑스 마을로 가기 위해 서다. 언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렸는지 모를 정도로 혼잡하다. 일행은 서로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바짝 붙어 줄을 섰다. 그래도 새치기하려는 사람들이 끼어든다. 중국인, 인도인, 동남아시아인들이다. 짜증 나지만 참아야 했다.

정상에 도착해 가이드가 잠시 설명하며 자유시간을 주겠다 한다. 만날 장소도 빼놓지 않았다. 바나힐은 프랑스 마을은 옛 프랑스 마을의 모습으로 건축한 테마파크다. 유럽풍 교회도 보인다. 그러나 내가 언 듯 보기엔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고성 같은 분위기의 건물로 보였다. 한편으론 용인 에버랜드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 마을에 있는 머큐어 다낭 프랑스 마을 호텔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중세 시대 성처럼 아름답다.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바나힐의 매력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다양한 유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광장 앞 분수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에 딱 좋다. 분수대 왼쪽 아래에 알파인 코스터와 판타지 park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바나 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9층 탑이 린퐁 탑이다. 모서리마다 4개의 청동 종을 매단 하얀 탑은 웅장하다. 탑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가장 높은 곳에 린쭈아린뜨 사원이 있다. 바나 힐의 수호신이 모신 사당이다. 이곳에 오르면 바나 힐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시간상 올라가지 않았지만 그럴 것 같다.
예쁜 꽃이 반기는 유럽식 정원인 르 자뎅 다무르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높은 포토 존으로 손꼽힌다. 이국적인 조형물과 잘 가꿔진 정원이 돋보인다. 다양한 조각상이 곳곳에 있는 레전드 가든과 일몰을 바라보기 좋은 천국의 정원, 미로로 되어 있는 비밀 정원 등 볼거리가 풍부한데 아마 구경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거란다.

린응사원은 거대한 석가모니 불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하얀 불상은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뤄 많은 이들의 사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산속의 멋진 경관 또한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단다. 르 자뎅 다무르와 디베이 와인셀러와도 가까운 곳에 있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 때문에 거기까지 보긴 힘들 거란다.
설명을 듣고 우린 흩어졌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다양한 유러피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 맞다. 광장을 지나 위쪽으로 사원 쪽으로 올라갔다. 다른 곳에 비해 한산한 느낌이다. 그곳을 불러 보고 내려와 놀이기구가 있는 쪽으로 내려갔다. 아이들과 함께 온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케이블카 타기 전 받은 맥주 무료 시음권이 생각났다. 공짜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안내도를 보고 31번 바나 브루 하우스 수제 맥주 공장을 가면 된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영어로 Beer Plaza 표기된 곳인가 보다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이 아니라 바로 건물 뒤에 수제 맥주 공장이 있었다.
입구로 들어서니 안내 직원이 계속 내려가란다. 지하에 있는 수제 맥주 공장을 다 둘러보고 올라와야만 무료 시음권을 내고 마실 수 있었다. 그냥 가면 주는 줄 알고 들어갔다가 어쩔 수 없이 맥주 제조시설을 견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짜라니까 사람이 많은 곳이다. 한국인이 눈에 많이 띈다. 잠시 흑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광장 쪽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피터 호프 여름 궁전과 비슷한 '태양신 폭포'가 보였다. 광장엔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 사람이 많았다. 계단마다 공연을 보거나 더위를 피해 앉은 관광객들이 많다. 광장 주변에 레스토랑 건너편에 있는 크리스마스 정원을 본 후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로 갔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갈 때 한꺼번에 인파가 몰려 서두르지 않으면 케이블카 타는 게 장난이 아니란다.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서로 빨리 가려고 인정사정없이 끼어든다. 우리가 선 줄에 험상궂은 인도인들이 막무가내로 새치기한다. 마음 같아선 한 방 날리고 싶었다.

단 몇 시간에 바나힐을 다 보는 건 무리다. 여기저기 다 구경하려면 하루 일정으론 부족할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쉬운 점은 노을 지는 바나 힐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서다. 퍼온 골든 브리지 사진처럼 찍고 싶은데 어디까지나 욕심이다. 어쨌든 바나 힐은 볼만 한 명소다. 다만 패기지 여행보다 자유 여행으로 오는 게 더 좋을 듯싶다.
하루에 둘러보려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방문하는 게 좋다. 많은 관광객이 붐비니 인기 있는 곳은 가는 곳마다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적 전략이 필요하다. 게다가 생각보다 테마파크 면적이 넓어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간과 비용에 이유가 있다면 이곳에 있는 호텔에 숙박하며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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