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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달 가듯 어제 스마트 폰으로 찍은 달 사진입니다. 아쉽지만 구름 사이로 한가위 보름달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구름 속에 달을 보니 박목월의 시 나그네>가 생각납니다.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南道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잠시 달 사진을 찍으려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구름이 물처럼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마치 달은 물속에 둥둥 떠내려 가는 느낌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세월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 흘러갔을 겁니다. 나그네처럼요. 아쉽지만 흘러가고  있는 것들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하늘에 구름, 냇가에 시냇물, 언덕을 넘나드는 바람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이름하여 세월 속에 모든 것은 흐르는 게 순리이니 안 흘러가겠다고 버.. 2024. 9. 18.
달을 보며 앞만 보고 살다 보면 뒤를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하나둘 아닙니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추석이 다가오면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왜 그렇게 살아온 걸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먹고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거울을 볼 때가 있습니다. 습관처럼 앞모습만 신경 씁니다. 뒷모습이 어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의 모습이 그렇게 반복되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내 뒷모습을 보았으면 어떻게 보였을까. 뭔가 중요한 걸 잊고 산 게 아닐까. 가끔은 무거운 마음으로 날 돌아보곤 합니다. 사실, 지난날 내 삶의 뒷모습이 어땠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켜 본 사람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경쓰지 .. 2024. 9. 15.
청개구리 청개구리 같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는 엄마 말을 한 번도 들을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한 번은 하는 척하긴 했어도 실제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때 엄마 말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마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거라 생각합니다. 어른들 말은 틀리지 않거든요. 어른이 된 지도 오래된 지금, 가끔은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술 한잔하다 보면 그런 행동이 나옵니다. 별로 잘 난 것도 없으면 잘 난 척하거든요. 물론 술김에 하는 행동이긴 하지만, 언행에 진심이 아닌 가식이나 허풍을 떠는 거죠. 부질없는 짓인데 남자끼리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뿐만 아닙니다. 나보다 못했던 친구의 성공에 겉으론 박수를 치지만, 속.. 2024. 9. 14.
모나코(Monaco)의 추억 파도 소리가 들리며 달콤한 목소리로 “Monaco~” 하며 시작되는 팝송 제목이 모나코>다. 장 프랑스와 모리스가 부른 이 노래는 군부 독재 시절 청춘의 아픔과 함께 감성을 어루만지던 노래다.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와 애달픈 여자의 음성이 로맨틱한 분위기로 청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내가 아는 모나코>는 그것뿐이었다. 에즈>를 출발한 시간이 대략 16:20분이었다. 차창 밖으로 빨간색 지붕의 건물들이 지중해와 어울려 지나간다. 바닷가에 항구가 보였고 정박한 요트들이 가지런하게 떠 있는 풍경이 빠른 속도로 스쳤다. 화려한 도심 속으로 버스가 빨려 들어갔다. 모나코다운 풍경을 눈으로만 즐긴다. 에즈>에서 모나코까지는 불과 7~8km로 20분 정도를 달렸다. 좁은 도로를 돌아 다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2024. 9. 13.
TRUMP HOTEL LAS VEGAS TRUMP TOWER은 5성급 호텔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북쪽 끝자락에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TRUMP® INTERNATIONAL HOTEL LAS VEGAS입니다. 분수 쇼로 널리 알려진 벨라지오 호텔이 2.4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가이드가 말했습니다. 건물 외관이 황금빛으로 트럼프의 금색 머리색을 연상케 합니다. 모든 창문이 금색으로 도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조명을 받아 트럼프의 황금색 머리처럼 빛납니다.  64층 건물로 객실이 1,282개나 된다고 합니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보통 지하에는 주차장이 있고, 라스베이거스 호텔 1층에는 대부분 카지노와 뷔페가 있는데, 특이하게도 TRUMP TOWER에는 카지노가 없다고 합니다. 가이드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대.. 2024. 9. 12.
유통기한도 신경 쓰세요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미혼남녀 56%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D 결혼정보회사가 설문 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남성은 66.1%로 여성이 47.0%였습니다. 이유가 무얼까? 미혼 남성 48.8%는 '더 이상 설렘이 느껴지지 않아서'를 1위로 꼽았고, 여성 40.6%는 '감정이 항상 처음과 같을 수는 없어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친구 관계의 우정도 유통기한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정해져 있는 게 없습니다. 아니 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죽기 전까지 유지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그것이  친구 간에 가장 바람직한 우정의 유통기한일 겁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우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지만, 끝이 있습니다. 언젠가 끝.. 2024. 9. 11.
사라짐은 아름다워야 수많은 찰나의 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그 시간 시간이 모여 오늘이 됩니다. 반복되는 오늘이 살아 숨 쉬는 삶이 됩니다. 그 삶 속에는 생명의 시간이 존재합니다. 시간은 모든 생명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시간 속에서 내가 사라지는 순간 ‘나’란 정체성은 없어집니다. 그게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삶과 죽음입니다. 찰나(刹那)는 불교에서 말하는 시간의 최소 단위로, 지극히 짧은 시간을 뜻합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알 수 없지만, 대략 75분의 1초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린 75분의 1초가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 모릅니다. 그냥 말로 표현한다면 ‘눈 깜빡할 사이’ 일 겁니다. 그것이 순간(瞬間)입니다. 그런데 순간은 ‘찰나’보다 길다고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건 생겼다(生), 없어집니다(.. 2024. 9. 10.
빼빼로 과자를 닮은 꽃 여름에 피는 꽃 중에 맥문동이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요즘은 한여름인 8월에 많이 핍니다. 꽃이 피지 않을 땐 풀처럼 보이며, 대개 잔디가 자라지 않는 땅에 관상용으로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뿌리는 약재로 쓰입니다. 대부분 음지에서 자라며 햇볕이 잘 들어오는 소나무 아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맥문동은 한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습니다. 한때 진시황이 불로초로 불렀다는 설도 있습니다. 뿌리는 보리와 비슷하고 잎은 부추처럼 보이며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고 해서 맥문동(麥門冬)이라 부릅니다. 이름에서 보듯 보리 맥(麥)이 들어가 있고, 겨울 동(冬)이 들어가 있음은 보리처럼 겨울을 견디어 낼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열정이 빨간색이라면 냉정은 파란색일 겁니다. 넘치는 에너지(.. 2024. 9. 9.
Fairmont Chateau Lake Louise Hotel “세계 10대 절경”  여기가 그중 하나란다. 캐나다 로키산맥 자락에 있는 Lake Louise 호수가 그렇다. 그런데 실감 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짙은 에메랄드빛이 인상적이다. 물에 함유된 석회질 성분과 햇빛의 조화로 인한 현상이다. 호수 뒤에 거대한 빙하가 있다. 가이드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빙하라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도 캐나다의 총독이었던 론 후작과 결혼한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인 루이스 캐롤라인 앨버타(Louise Caroline Alberta) 공주 이름에서 따왔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그런데 공주는 단 한 번도 여기에 와 보지 않았다고 한다. 가이드는 그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한다.이어 호텔에 대해 언급했다. Fairmont.. 2024. 9. 6.
메뚜기도 한철이다. 어릴 적 시골 촌뜨기로 자랐습니다. 동구밖을 지나  들에 나가면 메뚜기가 지천으로 깔려있었습니다. 논두렁 길이나 콩을 심어 놓은 논 언저리 길을 걸으면 후드득 뛰는 메뚜기를 정신없이 잡아 강아지풀에 메뚜기를 주렁주렁 엮었던 추억이 아련합니다. 메뚜기를 한참 잡다 보면 녀석들이 붙어 짝짓기 하는 걸 한 번에 잡는 일도 있습니다. 두 마리를 잡은 거죠. 사람이나 메뚜기나 사랑을 할 땐 정신없는 모양입니다. 그땐 왜 녀석들이 붙어 있는지 몰랐었죠. 세월이 지나고 보니 웃음이 납니다. 아마 지금 같았으면 잡지 않았을 겁니다.  많이 잡아 올 경우 어머니께서 도시락 반찬으로도 싸 주시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메뚜기를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친 후, 물에 한두 번 씻은 다음, 후라이팬에 간장과 기름을 적당히 부어 볶았.. 2024. 9. 5.
지겨웠던 여름 정말 지겨웠습니다.  사랑도 지겨울 때가 있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젠 지쳤나 봅니다. 뜨거운 사랑이 날 언제나 행복하게 해 줄 것 같았습니다. 만날 때마다 가슴 설레던 마음마저 변한 지금, 난 당신이 지겨워졌습니다. 오죽하면 그대가 보기 싫어 가을이 빨리 오길 바라겠습니까. 한때 사소한 갈등으로 다투더라도, 때론 심하게 싸우더라도 연인이기에 헤어지는 게 두려웠습니다. 항상 마음속으로 우리의 사랑은 영원하길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싫습니다. 너무 구질구질하게 진저리가 날 정도로 당신의 광기어린 사랑은 날 지겹게 만들었습니다.  왜 지겹다는 말을 꺼냈는지 당신은 아직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젠  말해야겠습니다. 과거와 달리 열대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당신.. 2024. 9. 4.
Rush hour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노인이 타면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대개 젊은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보기 힘듭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어쩌다 한가한 오후 시간대에 전철을 타 보면 양보는커녕 하나 같이 스마트 폰을 보느라 아예 주변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심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뻔뻔하게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노약자석인데도 자는 척하는 건지, 정말 자는 건지 눈을 감고 못 본 척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본인이 내릴 정거장에 도착할 즈음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재빨리 내립니다. 전철을 이용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더 보기 볼썽사나운 장면을 보기도 합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 2024. 9. 3.
천상의 낙원 ‘부차트 가든’ 빅토리아의 마지막 여정은 부차트 가든이다. 한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무려 4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는 시멘트 생산을 위한 석회암 채굴장이었던 이곳을 1904년 부차트의 아내가 제니 부차트가 작은 침상원(沈床園)을 만들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든’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의미를 지닌 Garden이다. 면적이 22만㎡에 이른다. 정원은 Sunken Garden, 장미 정원, 일본 정원, 이탈리아 정원, 지중해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답다는 수식어를 몇 번이고 반복해도 부족할 정도로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한 곳이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과 산책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입구부터 분위기가 압도하는 느낌이.. 2024. 9. 2.
안과 밖 사는 건 늘 안에서 밖을 보며 삽니다. 보는 관점이 항상 이기 때문입니다. 싫든 좋든 밖에 있는 모든 풍경을 내 안으로 불러들이는 게 시선의 속성입니다. 시각이라는 영역을 관장하는 감각은 밖을 보고 판단합니다. 안에서 하는 일은 느낌을 전달받은 감정과 이성의 영역에서 삶을 풍요롭게 소화시키는 겁니다. 밖에 있는 풍경이 내 안의 미적 감각을 자극할 때 시선이 멈추게 됩니다. 마음속에 있는 정서를 사로잡는 거죠. 이럴 땐 잠시 그 풍경과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영혼이 잠시 쉬어가길 원하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풍경과 교감하면서 안에 있는 감성 영역에서 정서적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이와 전혀 다른 상황도 있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다 보면 사랑, 명예, 돈, 쾌락 등을 집착하게 됩.. 2024. 8. 3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우리의 전통 놀이입니다. 술래가 벽을 보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크게 외치다 끝남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잡아내는 놀이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 놀이를 별로 즐기는 것 같지 않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린 시절 술래가 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호 앞부분을 천천히 하다 뒷부분을 빠르게 한 후 뒤돌아보면 움직이는 아이들을 쉽게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방법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속아 넘어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술래를 약 올리느라 그 상태로 계속 가만히 있거나 아주 조금씩 움직이곤 했습니다.세월이 흐르다 보니 아.. 2024. 8. 29.
연인 도시 '류블랴나' 빗줄기가 가늘게 몸매를 가다듬고 내린다. 아무래도 그칠 것 같은 비가 아니다. 걱정이 밀려온다. 사진 때문이다. 비야 맞으면 그만이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컴퓨터 같은 전자장비나 다름없어 아무리 방수가 완벽하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그런 걱정이 밀려오는 가운데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 도착했다. 망설이다가 카메라를 버스에 두고 내렸다.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나저나 더 이상 빗줄기가 굵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버스에서 내려 중심가 뒤쪽의 아파트단지로 보이는 이면 도로에 내려 걷기 시작했다. 일행은 다시 수신기를 꺼내 귀에 꽂은 채 인솔자 뒤를 따랐다. 류블랴나는 류블랴니차강을 중심으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구분하는데 신시가지는 용의 다리를 건너 프레셰렌 광장을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시내 투어는 이 .. 2024. 8. 28.
개망초꽃 개망초꽂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꽃 가운데가 노른자, 가장자리가 흰자위처럼 보여 달걀 꽃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안개꽃을 닮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국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꽃모양을 제대로 갖추고 은은한 향기도 나는 예쁜 꽃입니다. 망초(亡草)보다 꽃이 크고 예쁘며 꿀이 많아 나비와 벌들이 많이 찾는 꽃입니다.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으로 어디든지 빈 땅이면 어김없이 피는 꽃입니다. 반면 망초는 꽃이 아주 작은데다 비주얼이 형편없습니다. 거기에 ‘개’ 자가 들어가면 볼품이 없다는 뜻인데 개망초꽃은 망초꽃보다 훨씬 예쁩니다. 망초는 일제 강점기 때 유입되어 밭농사를 망치고 나라가 망했다는 뜻으로 붙여져다고 합니다. 농부 입장에선 망초에 비해 개망초가 뽑기도 쉽고 농삿일.. 2024. 8. 27.
빨간 태양 아직도 해가 빨갛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해를 그릴 때 하나 같이 빨간색 크레용으로 그렸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진을 취미로 배우면서 알았죠. 위 사진 한번 볼까요. 어떻게 보이시죠? 빨간가요. 아니죠. 그런데 누구도 해가 빨갛지 않다고 말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해를 그릴 때면 빨갛게 그렸을 겁니다. 사실을 모르면 그럴 수 있습니다. 알면 고치면 됩니다. 어려울 거 없습니다. 언제나 진실은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실을 호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스스로 한 말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위선적이라고 .. 2024. 8. 26.
별을 죽인 건 너야 별이 죽었습니다. 캄캄합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있다면 밤은 별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이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왜 별이 안 보이는 걸까. 누가 별을 죽인 걸까. 아니면 누가 별을 사라지게 한 걸까. 별을 죽였다면 뭔가 흔적이 남아있을 텐데. 난 우주의 미아가 되었지만, 별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즈음 별똥별 하나가 지나가더니 별빛이 희미하게 저 멀리서 다가왔습니다. 죽었던 별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가 밤 10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을 겁니다. 오후 2시에 수술실에 들어갔으니 8시간 만에 마취에서 깨었던 겁니다. 무거운 눈꺼풀 사이로 들어온 빛이 뭉개져 몽글몽글한 별빛처럼 반짝이는 게 영롱.. 2024. 8. 23.
푸카키 호수 광활한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국적인 풍경은 경이롭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이다. 원래 남의 떡은 커 보이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수식어를 갖다 붙일 수밖에 없다. 눈앞에 펼쳐진 호수의 풍경을 보면서 예의상 갖다 붙인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다. 마운트 쿡은 흰 구름에 가려져 몸통만 보였다. 이름값을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눈으로 덮인 설산이 마운트 쿡(3,754m) 임을 짐작할 뿐이다. 푸카키 호수는 거기서 80㎞ 떨어져 있고, 그곳에서 밀려 내려온 빙하가 녹아 형성되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특이한 것은 호수의 물빛이 아주 짙은 푸른색이다. 영어로는 “milky-blue”라 부르는 모양이다. 빙하수에 .. 2024. 8. 22.
거꾸로 보는 풍경 어린 시절 한 번쯤 얼굴을 앞으로 숙이고 가랑이 사이로 풍경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니면,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 있는 철봉에 매달려 거꾸로 하늘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별것도 아닌데 재미있어서 개구쟁이 친구들과 까르르 웃고, 늘 보던 풍경임에도 새롭게 보여 신기하게 여겼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어 구름이 배처럼 둥둥 배처럼 떠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구나무를 서서 보면 마치 온 세상을 내가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하장사가 아니더라도 지구라는 땅덩어리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의외로 색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물 빠진 호숫가를 걷다가 우연히 찍은 사진입니다. 찍은 사진을 거꾸로 뒤집어 보았습니다. 초록의 숲이 시선을.. 2024.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