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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동남아

다낭 거리의 노점상

by 훈 작가 2026. 5. 7.

손님없는 과일 노점상 아주머니 휴대폰을 보고 있다

잔뜩 찌푸린 하늘, 아스팔트 길에 손수레 하나가 보인다. 허름한 옷차림의 할머니가 주섬주섬 갖고 온 나물과 채소 바구니를 내려 펼쳐놓으려고 좌판을 놓고 있는데 갑자기 단속반원이 나타났다. 순간 긴장감이 돌았다. 호루라기 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말이 비수가 되어 노점상 할머니 가슴을 찌른다.

 

할머니, 여기서 좌판 벌이면 어떡해요.”

 

연신 고개를 숙이는 할머니 표정이 애처롭다.

 

좀 봐주세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시선을 흘리며 남의 일 인양 지나친다. 누군가는 자신이 해야 할 정당한 공무집행이고, 또 누군가는 하루 먹고사는 생계가 달려 있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때 우리 노점상의 모습이 이랬다.

자리를 잡으로겨 이동하고 있는 노점상

다낭에서 본 노점상을 보니 흐릿한 기억 속에 지워진 흑백 영상이 머릿속에 재방송되듯 되살아나 마음을 젖게 한다. 하지만 지난날 우리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단속반원도 없고 이상하리만큼 측은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얼굴엔 오히려 여유로움이 보인다.

 

과일 노점상 여인은 스마트 폰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일 손수레를 힘겹게 밀고 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축 처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텅 빈 노점상 주인은 지금 배달 중이다. 가이드 말로는 대한민국(67위) 보다(67위)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베트남(45)이란다.

카카오 음료를 배달 나간 노점상이 텅 비어 있다.

분명 경제적으론 비교 안 될 정도로 대한민국은 베트남 보다 잘 산다.. 그러나 행복지수만 놓고 보면 아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곧 행복이라 여기는 경향이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에 스며 있는 게 문제다. 행복에 있어 베트남 사람은 그게 우리와 다르다. 풍요롭지 않는 삶이지만 그들의 얼굴 표정만큼은 밝다. 

 

다낭 거리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면 그만인 노점상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생각해 본다. 혹여 우리가 좀 산다고 거리의 노점상을 홀대했거나 무시한 일이 있었나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왜냐하면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백화점 갑질 소비자가 뉴스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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