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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남유럽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by 훈 작가 2023. 5. 26.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 예술의 혼을 기울인 작품이라 합니다. 작품 속의 장소는 그가 좋아하던 곳으로 현재도 반 고흐 카페라는 이름으로 영업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끌리는 당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카페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의 포룸 광장에 있습니다. 고흐가 <밤의 카페테라스>를 작업할 무렵, ‘아를’에서 밤에 작품을 많이 즐겨 그렸다고 인솔자는 설명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는 밤하늘을 표현하며 검은색을 쓰지 않고,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초록색만 사용해 아름다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그렸습니다. 빛나는 광장은 고흐가 좋아했던 밝은 노란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밤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어두운 밤이겠지만, 고흐에게는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푸른 밤하늘을 그릴 수 있는 황홀한 밤이었던 모양입니다. 

포룸 광장은 고흐가 ‘아를’에 머무를 때 자주 찾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란색 벽 건물에 있는 노천카페는 작품의 이름값에 힘입어 카페 이름도 <Cafe Van Gogh>입니다. 인솔자를 따라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단숨에 ‘아! 여기가 그곳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여행 오기 전에 미리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투어 일정에 이곳이 있어 기대를 많이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고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봅니다. 건물은 고흐가 즐겨 채색했던 짙은 노란색으로 주변의 건물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요. 카페 앞 도로에 포크 레인이 무슨 공사를 하는지 도로 한복판을 파헤쳐 놓았습니다. 그 순간 마음속이 헝클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뿐 아니었습니다. 카페는 아예 문조차 열지도 않았습니다. 

아! 하필이면….

허무하게도 여행의 낭만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허탈함을 애써 감추었습니다. 이곳에 오면 그윽한 커피 향을 여유롭게 즐기며 멋진 기념사진을 꼭 남기고 싶었는데…. 어쩌겠습니까. 내심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허세가 물거품처럼 되어 버린 거죠. 좀처럼 실망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반 고흐의 예술적 채취가 있었던 곳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름지기 여행을 떠나면 여행자만의 로망이 있기 마련이라 생각합니다.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작품 속에 그려진 실존의 장소를 가 본다는 것은 특별한 체험이라 생각했던 겁니다. 인솔자는 ‘아를’로 오면서 반 고흐의 일대기가 그려진 영화를 DVD로 보여 주었습니다. 반 고흐의 불운했던 삶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보지 않았더라면 그리 생각보다 기대가 크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반 고흐를 떠올리면서 그림 속에 카페로 들어가 잠시라도 화가의 삶을 투영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짧았던 삶 속에 과연 행복은 있었을까? 아마도 있었다면 <밤의 카페테라스> 작품을 그리고 있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시다시피 그는 불행하게도 화가로서 생전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스스로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요.

그는 사후에 유명해진 화가입니다. 생존에는 그는 동생인 테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생활했습니다. 덕분에 그는 화가로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은 반 고흐가 아니었으면 여행자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여행자들이 많이 찾지도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아를’은 반 고흐가 남긴 예술의 발자취 때문에 유명해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겁니다.

삶은 찰나의 여행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우리는 찰나라 느끼지 못합니다. 반 고흐가 찰나에 지나지 않는 생물학적 삶을 살았을지는 몰라도 그는 작품을 통해 예술적 삶은 영원히 살고 있습니다. 그의 예술작품이 사후에 이토록 높은 평가를 받고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동생 테오의 아내와 그의 아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이자 마케팅의 결실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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