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1 비 오는 날과 막걸리 어린 시절 궁금했던 게 있었습니다. 시장 골목 언저리를 지날 때마다 ‘대포집(표준어는 대폿집이지만 옛날에는 대포집으로 모두 표기했음)’ 또는 ‘왕대포집’이라는 간판이 도대체 뭘까, 도무지 이해 가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한두 집이 아니었습니다. 우스갯소리이지만, 그 시절에는 대포 한 대씩은 갖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술집을 그렇게 부른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요즈음은 예전같이 않지만, 당시에 대폿집은 보통 막걸리를 파는 집을 뜻했습니다. 대포(大匏)는 큰 바가지라는 뜻입니다. ‘왕대포’는 ‘대포’에 왕자가 붙었으니 당연히 더 큰 바가지라는 뜻일 겁니다. 다른 ‘대포집’보다 더 큰 바가지로 술을 퍼 준다는 의미로 ‘왕’ 자를 붙였을 겁니다. 예전엔 술독에 있는 막걸리를 큰 바가지로 퍼서 주전자에 담.. 2024. 2.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