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길1 당신의 향기를 바꾸세요. 당신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여름엔 다른 나무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노랗게 단장한 당신의 모습을 보니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습니다. 한편으로 당신이 오래도록 장수하며 이 세상을 지키고 있으니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떤 이는 당신을 영원함과 불변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종종 사랑과 결혼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안타까움도 느낍니다. 듣기 싫을지 모르지만, 신의 미움을 받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른 나무들은 자웅동체(雌雄同體)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아닙니다. 무슨 사연이 숨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종족을 번식시킬 수 없도록 태어났으니, 신의 미움을 받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 2023. 1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