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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억새와 토끼

by 훈 작가 2025. 11. 11.

아주 옛날 토끼가 여수 앞바다에 있는 오동도를 구경하고 싶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오동도가 섬이었기 때문에 육지에 사는 토끼는 갈 수 없었죠. 그래서 거북이를 찾아가 오동도를 구경시켜 주면 많은 보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거북이는 속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번엔 속이지는 않을 거라 여기고 토끼를 오동도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역시 토끼였습니다. 또 약속을 어겼습니다. 화가 난 거북이가 토끼의 옷을 홀라당 누드상태로 벗겼답니다.
 
토끼는 너무 추워 오들오들 떨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신령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신령님은 토끼를 불쌍하게 여겨 이렇게 말했답니다.
 
“억새밭에 가서 뒹굴어라. 그러면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털이 생길 것이니라.”
 
토끼는 얼른 억새 꽃밭에 가서 뒹굴었습니다. 정말 전보다 더 부드럽고 포근한 털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신령님은 계속 거짓말을 하는 토끼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벌을 내렸습니다.
 
“너는 거짓말을 자꾸 하니 영원히 말하지 못하게 만들겠다.”
 
그 후 토끼는 부드러운 털을 갖게 되었으나 거짓말을 자주 한 죄로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퍼온 글)

이미지 출처 : Pixabay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하니까 동네 사람들이 소년의 말을 믿었던 이야기 말입니다.  처음엔 장난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거기에 꽂혀 점점 횟수 늘어나고 스스로 중독에 빠진 이야기, 결국 남을 속이는 행동에서 쾌감을 느끼다 보니 거짓말의 늪에 헤어나지 못하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은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일시적으로 그 순간을 피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진실을 숨길 수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그 거짓말을 막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나중엔 토끼처럼 될 가능성이 큽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좀 과장하면 거짓말 공화국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거짓말은 현재 진행형으로 사회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죠. 거짓말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권력을 얻거나 지키기 위해, 남의 돈을 빼앗기 위해, 죄를 피하려고.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남에게 잘 보이려고 기타 등등.
 
분명한 점은 거짓말을 합리화하려는 언행은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공격한다는 사실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죽을 때까지 감춰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감추려고 하는 걸 털어버리면 삶은 편안해지는데…. 그걸 알면서도 거짓말만 되풀이하는 사람들, TV 뉴스에 너무 자주 나와 씁쓸합니다.
 
 
"신령님! 뭐 하세요.  그 사람들 토끼처럼 만들어 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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