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1 사리진 풍경(1) 당신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늘 변함없는 그 모습으로 날 반겨주리라 생각했던 거죠. 그게 착각이고 오류였습니다. 세상은 늘 변하는 것인데 당신만은 그렇지 않을 거라 여겼거든요. 감당할 수 없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었던 당신의 삶을 간과했던 거지요. 500여 년의 시간을 품고 지켜왔던 당신이었기에 적어도 당신만은 우리 곁에 더 있어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당신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따라 아련한 슬픔이 밀려옵니다. 존재하는 것은 언젠가 사라지는 법. 우리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그 또한 인간이 지닌 본성일지도 모르죠. 존재란 인간의 삶 속에서만 규정한 개념에 불과하니까요. 이렇게 슬퍼한다고 되돌리수 없는 일이지만 당신을 지켜.. 2023. 3.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