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1 추워야 피는 꽃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가을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낙엽이 지기 시작하면 종착역을 앞두고 달립니다. 따스하던 바람도 서늘해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집니다. 계절의 시계는 변함없이 돌아가고, 아름답던 꽃들의 외출을 더 이상 보기 어려워집니다. 짧은 계절이 아쉽습니다. 공허함이 짙은 그리움으로 가슴에 남는 시간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절기상으로 입동도 지났고, 첫눈까지 내렸으니까요. 가을은 떠나는 계절입니다. 꽃들이 떠났고, 낙엽도 떠나고 있습니다. 따스했던 바람도 떠났습니다. 그 자리를 밀치고 들어온 찬바람이 갈 곳을 잃고 보도 위에 뒹구는 낙엽을 몰고 갑니다. 꽃에 머물고, 단풍에 깃들었던 그리움도 이젠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어딜 봐도 꽃에 이끌렸던 사랑을 느낄만한 대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선이 가.. 2023. 1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