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풍경1 사라진 풍경(4) 전월산 아래 옅은 안개가 깔려 있다. 발걸음을 옮겨 장남 들녘으로 가야 하는데 길이 없다. 불도저로 밀어 놓은 공사 현장은 온통 황톳빛이다. 울퉁불퉁한 공사 현장 끝머리에 서니 경사진 언덕 아래로 장남 들녘이 보였다. 모내기가 끝난 논길까지 내려가는가는 게 문제다. 길이 없는 40도 경사면은 온통 황토흙이다. 논까지 거리가 족히 20m 이상 되는 거리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발을 옮겨 내려갔다. 조그만 도랑이 가로막는다. 건너야만 논길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도랑은 어둠 속에 우거진 풀숲으로 덮여있어 물이 안 보인다. 졸졸졸 소리는 들리는데 말이다. 도랑 폭도 한걸음에 건너뛰기에는 넓다. 어떻게 건너야 좋을지 살펴보았다. 도랑에 가로놓인 나뭇가지를 밟고 건너면 되겠다 싶었다.. 2023. 3.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