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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외로움을 벗는 아침

by 훈 작가 2025. 11. 19.

날마다 홀로 찾아오는 아침, 어쩔 수 없이 만난다면 괴롭습니다. 어제도 지겨웠는데 오늘도 또 같이 지내야 하니까. 일상은 설렘과 기대가 있어야 사는 맛이 나는데, 또 온종일 혼자 있을 생각 하니, 삶은 고통이고 시간은 사탄의 얼굴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로우니까 인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그런데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 의외로 많습니다. 사치입니다. 인생은 찰나에 불과한데 외로울 시간이 어디 있냐고 합니다. 늘 나는 새로운 나로 거듭나고, 새로운 세상과 만나야 하는데, 외롭다면 스스로 세상과 시간의 인연을 단절시키고 고립시키는 일입니다. 과한 표현이지만 그건 삶에 대한 허영(虛榮)입니다.

 

그럼에도 외로움은 끊임없이 삶을 괴롭힙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의 독감처럼 아프게 합니다. 엊그제 신문 칼럼에도 언급되었더군요.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외롭다고 응답한 비중은 38.2%라고.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외로움을 느끼는데, 특히 65세 이상은 43.4%나 된다고 합니다

 

사실 나도 예외는 아닙니다. 느끼죠. 은퇴 11년 차거든요. 누군가 그랬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말입니다. 역설적이죠. 나이 듦에 서글퍼하지 말고 힘내라는 응원의 소리로 보이거든요. 숫자에 불과하다면 외로움이란 감정은 크게 신경 쓸 일 없죠. 국어사전에도 외로움이란 낱말이 필요 없을 겁니다.

외로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관계에서 옵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세상이거든요. 탁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믿음입니다.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외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 않을 겁니다. 없다면 외로움이 일상 속에 늘 있죠.

 

문제는 신뢰입니다. 치열한 경쟁사회다 보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이 많거든요. 사회적인 문제죠. 대표적인 사건이 전세사기죠. 사회적 공동체는 신뢰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건데, 이게 예전 같지 않고,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다 보니 아날로그 시대 감성은 사라지고,  삶은 편리해졌는데 현실은 갈수록 팍팍해져 외로움을 더 느끼는 세상이 된 겁니다.

 

시대가 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뢰를 높이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디지털 문화가 급속히 세상을 변화시키다 보니 소통 문화가 바뀌고, 서로 만나 정을 돈독하게 만드는 만남보다 카톡이나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효율성 때문이죠. 감성적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하는데 자꾸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외로움은 단절과 고립의 문제입니다. 디지털 문명이 더 부추기고 있죠. 사람 관계는 서로 대화와 이해의 폭을 넓혀야 믿음이 형성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시대가 버린 아날로그 방식의 소통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고립의 탈출구도 만들어야죠. 혼자 있을 때 나만의 행복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써야 합니다. 그러면 외로움을 벗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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