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동네, 듣기만 해도 정겹게 느껴지는 동네입니다. 하지만 실제 가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불편한 게 이만저만 아닙니다. 대개 도심의 달동네는 차가 다니기 힘든 비탈진 언덕배기입니다. 정비되지 않은 미로 같은 골목길은 물론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하거나 미비합니다. 그래서 실제 달동네 사는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달동네가 정서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살림 형편이 어려운 서민층이 사는 동네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삶과 애환을 달빛이 잘 어루만져 줄 것 같기도 하고요. 어딘지 모르게 달빛이 가난하고 힘없는 약한 사람 편해 서서 어려움을 이해해 주고 보살펴 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달에 대한 일반적인 정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세시 풍속이 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물론 일부 지자체에서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합니다. 전통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은 건 사실이죠. 해마다 이맘때면 정월대보름 관련 뉴스는 짧거나 아예 보도조차 없죠. 솔직히 시대가 변한 걸 실감합니다.

그나마 액운을 막아 준다는 ‘달집 태우기’ 행사는 일부 지자체에서 하는 모양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규모가 큰 캠프파이어로 이해하면 될 듯싶습니다. 행사는 보름달이 지평선 위로 올라올 때 동쪽으로 문을 낸 커다란 움막(달집)에 불을 놓고 소원을 빌며 종료됩니다. 이를 축제로 발전시킨 제주도 새별 오름의 들불 축제는 그나마 돋보입니다.
쥐불놀이 아예 자취를 감춘 듯합니다. 화재 위험성 때문이겠죠. 어린 시절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지르고 돌아다니며 놀았고, 작은 깡통에 구멍을 뚫고 짚을 넣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다가 던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해충이나 쥐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는데 지금의 디지털 시대와는 거리가 먼 세시풍속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라지는 게 많습니다. 세월이 만든 변화죠. 달동네가 상전벽해가 된 동네가 많습니다. 정월 대보름 세시풍속도 보기 힘든게 많습니다. 그러나 달구경(달맞이)은 이와 무관한 듯합니다. 보름달이 잘 보이는 장소에 가 정월 대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되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개기월식 현상에 더 관심인 듯합니다. 어쨌거나 시대 유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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