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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버베나(Verbena)

by 훈 작가 2025. 8. 28.

자세히 보면 작습니다. 보면 볼수록 앙증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 작은 꽃 중에서 가장 예쁜 꽃을 고르라면 난 주저하지 않고 버베나 꽃을 선택할 겁니다. 색상도 다양해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파란색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라색이 더 마음에 끌립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 때문입니다.
 
버베나의 다른 이름은 버들마편초라고 합니다. ‘버들잎’처럼 좁은 잎 모양에 긴 꽃대 끝에 꽃이 달려서 마편(馬鞭), 즉 말채찍처럼 생겨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종자 없이도 피는 다년생 꽃입니다. 대개 다른 버베나 꽃은 봄에 피는데 버들마편초는 5~11월까지 반복해서 피고 지고 합니다.

버베나의 꽃말은 가정의 평화, 가족의 화합, 단란한 일가(一家)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꽃말은 남녀 간 사랑의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버베나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어 특이한 꽃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버베나를 키우면 온 가족이 행복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꽃입니다. 
 
특히 바람 부는 날, 살랑살랑 일렁이는 보라색 버베나 꽃을 보면 가녀린 무희들이 모여 댄스 향연을 펼치는 것처럼 아름답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앙증스러운 이 꽃은 향기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향기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의 후각으로는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약합니다.

꽃으로서 향기가 없다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의 후각에 대한 관점에서 입니다. 꽃밭을 거닐다 보면 나비와 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녀석들에겐 이러한 사실이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향기가 약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기적인 사고영역에 지나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덜 유혹적인 꽃인 거죠. 그래서 꽃말이 남녀 간의 사랑과 전혀 무관할지도 모릅니다. 
 
향기가 없다(약하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습니다. 보랏빛 색만으로도 내 감성을 위로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더위가 한창인 여름철에 이렇게 우리 곁에 버베나 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힐~링이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늦더위에 심신이 지친 요즈음,  여름이 짜증스럽습니다. 그래도 버베나 꽃을 보내준 신의  은총에  감사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신이 아직은 인간을 포기하진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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