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3

겨울속에 숨은 미학 아름다움에 시선이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때문에 아름다움이 사라진 후 그 모습은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든 아름다움의 이면에 감추어진 어둠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른 척하거나 외면합니다. 좋은 것만 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으니 굳이 뭐라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뜨락에 떨어진 시들고 추한 꽃잎을 보고 다가가 반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은 추한 모습을 싫어하는 본성이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마다 본래의 아름다움이 연출됩니다. 빛의 미학과 따뜻한 사랑이 그려낸 화려함입니다. 온갖 색이 지닌 개성과 멋스러움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즐겁게 해주는 건 자연의 미학입니다. 하지만, 겨울은 화려한 색의 무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름다웠던 꽃들의 색을 다 지워버립니다... 2024. 1. 1.
눈놀이 놀이터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일 겁니다. 연일 영하권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동장군의 기세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듯싶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화창한 봄날 같았는데 갑자기 한파가 몰아닥쳐 더 춥게 느껴집니다. 겨울은 본래 추울 수밖에 없는 계절인데 지구온난화로 변덕스러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추운 겨울, 딱히 아이들은 놀 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나마 근처에 키즈카페가 있으면 다행인데, 없으면 집안이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방학하면 엄마들은 더 신경이 쓰일 겁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학원만 빙빙 돌릴 수도 없습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처럼 눈이 내립니다. 눈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하얀 눈은 곧 동심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눈처럼 .. 2023. 12. 23.
지워야 아름다운 사진 겨울 속에 들어온 풍경은 어느 것 하나 화려함을 뽐내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멋있다고 자랑해 보려고 해도 우아하지 않습니다. 예쁘게 단장하고 외출해도 회색 구름 속에 갇힌 태양은 늘 우울한 표정입니다. 그가 그렸던 가을은 낙엽이 지면서 다 지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답던 시간이 시나브로 스산한 풍경으로 바뀐 것입니다. 겨울 들판에 남아 있는 그림도 눈이 내리면 색이 지워집니다. 대신 바탕에 하얀 도화지만 도드라져 보입니다. 지워지지 않은 색은 검은색입니다. 그나마 동양화 같은 풍경이 자못 은은하게 우리의 마음을 힐링해 줍니다. 해마다 그랬듯이 겨울이 모질게 괴롭히고 풍경을 지워버려도 눈이 내리면 조금은 마음 포근해집니다. 세상은 일 년에 한 번은 지워야 다시 새로운 봄을 그립니다. 겨울은 태양도 붓.. 2023.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