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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3

외로움과 이별하기 외로움은 마음의 통증입니다. 혼자 있을 때 느낍니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찾아옵니다. 주로 가을에 옵니다. 누군가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를 보고 가슴을 저밉니다. 가을은 가지고 있던 걸 내려놓으며 우리에게 이별을 예고합니다. 외로움의 서막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겁니다. 떠난다는 것은 홀로 남는 것이고, 떠난 자리는 아무도 채워주지 않습니다. 그 공간은 오롯이 내 몫입니다.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고, 혼자서 내 안의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면서 마음을 토닥거려 주어야 하는 격려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외로움을 탑니다. 가을은 누구든 혼자 있는 게 힘들고 상처받기 쉬운 것은 이 때문입니다. 여름은 잠깐입니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외로움은 홀연.. 2023. 12. 10.
따뜻한 슬픔 슬픔을 만져봅니다. 따뜻합니다. 차갑게 느껴질 줄 알았습니다.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아 그런가 봅니다. 아마 품속에 남아있는 그리움이 사그라들면 차가울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눈물이 이슬이 되어 아픔을 돋게 할 겁니다. 그때 서야 만져본 슬픔이 제대로 느껴져 마음에 통증이 전달될 겁니다. 슬픔이란 감정은 따뜻한 온기가 있습니다. 슬픔은 뜨거운 심장에서 흐르는 눈물이기 때문입니다. 볼 수도 보이지도 않는 슬픔의 실체를 만지는 일은 감각이 아니라 감정으로 전달됩니다. 감정은 마음의 감각입니다. 그러니 감정으로만 만질 수 있고 느낍니다. 그러나 감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얼어붙은 마음으론 슬픔이 만져지지 않습니다. 사는 동안 숱한 기억에 숨어있는 감정의 퍼즐이 마음의 호수에 흩어져 떠다닙니다. 흩어진 조각 속.. 2023. 11. 19.
낙엽이 되어 보다 낭만이라 할 때가 언제였던가 싶습니다. 이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나 봅니다. 떠나는 것도 아프고 슬픈데, 모두 외면합니다. 나 보기가 싫은 건지, 지겨운 건지, 사람들은 어느 순간 낭만을 슬그머니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외롭고 쓸쓸한 이 계절에 애물단지 취급받는 처지가 되어버린 나를 골칫덩어리로 여깁니다. 여기저기 볼멘소리가 들립니다. 이리 쓸고, 저리 치워도 끝이 없다고. 비가 내립니다. 울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았나 봅니다. 이별이 슬픈 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가을이 낭만이라 생각했습니다. 헤어짐을 공감하며 노래할 땐 날 위로해 주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사랑에 빗대어 이 가을에 이런저런 노래까지 불렀던 그들이니까요. 착각이었나요. 아니면 변심인가요. 낭.. 2023.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