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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2

파도가 아니라 파두(Fado) 여행에 나서면 생소한 문화와 만나게 된다. 그 생소함이 여행자를 당혹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당혹스러움은 무식에서 오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가이드는 그것을 아는 전제로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속으로 얘가 무얼 말하는 거지, 하면서 겉으로는 애써 고개만 끄덕인다. 나만 그런 걸까 하고 눈치를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 표정을 봐도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침묵이 최고다. 리스본에서 처음 만난 가이드가 파두(Fado)라는 단어를 꺼냈을 때의 내가 경험했던 일이다. 처음에는 ‘파도’라고 들렸다. 뜬금없이 ‘파도라니?’ 갑자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 것처럼 들렸다. 솔직히 말하면 통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속으로 이 자식이 너무 잘 난 척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야.. 2024. 1. 24.
벨렘 탑 리스본의 젖줄인 타호강이 눈길을 끈다. 그 위로 회색 구름이 띄엄띄엄 지나가고 있다. 기울어진 해가 구름을 타고 타호강을 내려다본다. 우리는 광장 한쪽 한적한 곳에 내렸다. 앞서가는 가이드를 따라 타호강을 걷다가 벨렘 탑이 있는 곳에서 다 같이 멈추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오후 태양이 만든 역광 때문에 벨렘 탑의 모습과 그 주변 관광객들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그림자로 다가왔다. 강가엔 조그만 성루가 보였고 탑의 아래쪽이 강물에 잠겨 있다. 벨렘 탑 쪽으로 그리 길지 않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탑은 3~4층 높이다. 탑 왼쪽 선착장에 요트들도 눈에 띄었다. 수신기를 귀에 꽂았다. 가이드 목소리가 들린다. 설명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 어디에 집중해.. 2024.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