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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3

블레드 호수 안개 낀 풍경이 차창 밖을 스치고 지나간다. 짙은 안개 때문에 먼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알프스산맥을 끼고 있는 오스트리아나 슬로베니아는 자연 경치가 좋은 나라다.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알프스의 안개가 참 얄밉다. 여행객들이 아이 쇼-핑 하는 걸로 하늘이 착각하는 모양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슬로베니아로 들어오기 전까지 그랬다. 안개는 계속 이어졌다. 국경을 통과하면 달라지겠지. 그런데 아니다 점점 더 상황이 안 좋아진다. 이젠 희미하게 보였던 풍경마저 완전히 삼켜 버렸다. 그때부터 차창 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돌려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솔자는 슬로베니아에 대한 설명을 열강 하듯 토해 냈다. 꼭 백과사전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느낌이다. 다른 인솔자와 달리 유머 감각이 완전.. 2024. 6. 1.
할슈타트의 달 할슈타트로 가는 동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알프스의 산자락이 어둠 속으로 잠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할슈타트는 찰츠카머구트의 진주라고 할 정도로 절경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그런데 해는 이미 침몰해 버렸다. 빛이 사라진 시간에 도착하면 사진에 대한 기대치는 물거품이 된다. 인솔자는 오후 4시면 해가 진다고 했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이 벌써 저녁 무렵 같다. 투어버스는 S자 커브 길이 많은 산길을 빠르게 갈 수도 없다. 제시간에 도착해도 오후 4시 30분이나 되어야 할슈타트에 도착한다.여행 전 인터넷으로 본 할슈타트의 모습은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매력이 넘쳐 보였다. 할슈타트 호수 변에 아기자기한 집들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처럼 아름다웠다. 상상했던 로망이 현실이 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여.. 2024. 5. 24.
반 고흐의 <아를 병원의 정원>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회색 건물에 라고 불어로 쓰인 게 보였다. 에스파스는 불어로 ‘장소’라는 뜻이다. 반 고흐가 발작을 일으켜 입원해 있었던 정신병원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늑한 정원이다. 가운데 정원은 반 고흐의 정원이라고 불리는데 연못과 아담한 화단이 있다. 고흐가 머물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고흐의 작품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그가 이 병원의 정원을 그린 작품이다. 병원의 복도가 아치형인데 작품 속 그림도 노란색으로 똑같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는 표지판에서 차례로 사진을 담았다. 지금은 ‘고흐’를 주제로 한 종합문화센터로 사용하고 있으며, 도서관. 영상자료관, 번역학교, 전시관 등이 함께 있다. 인솔자는 말했다. 고흐는 1888년 12월에 귀를 자른 사건을 저지른 이후 188.. 2023.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