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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나이, 어떻게 먹어야 할까

by 훈 작가 2025. 11. 25.

나이는 어떻게 먹을까? 먹는 음식도 아닌데. 나이는 살아온 시간이고 세월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어쨌든 먹는다는 사실은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고 그렇게 먹고 산 세월이 나이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나이를 어떻게 먹는 게 아니라 먹고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먹을 수밖에 없었던 거다.
 
나이에 대한 인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어려 보였으면 하는 때가 있는 상황이 있는 반면에, 나이가 들어 보였으면 하는 상황도 있다. 어릴 땐 한 살 차이라도 나이가 중요하다. 옛날엔 그랬다. 일곱 살에 학교에 들어간 아이는 여덟 살에 들어간 아이들이 어리다고 약 올리거나 같이 놀지 않았다.
 
같은 나이인데도 좀 더 어려 보이면 여자들은 좋아한다. 안쓰러운 상황도 있다.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으면 나이를 따진다. 이렇게 ‘너 몇 살이야!’ 하고. 이처럼 나이는 상황에 따라 위, 아래를 가리는 계급장이 될 때도 있다. 나이에 대한 묘한 인식이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어쨌거나 생물학적으로 나이를 먹는 것은 일 년 동안 먹고 생존해야만 나이를 먹는다. 그러니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먹어야 나이 한 살을 인정받게 된다. 먹는다는 것은 곧 생존하기 위한 것이고, 나이는 생존의 이력에 비례하여 차곡차곡 쌓이는 숫자다.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생존하고, 횟수를 더하며 나이를 먹는다.
 
싫든 좋든 관계없이 우린 나이를 먹는다. 그렇게 먹은 나이에도 값이 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행동하면 나잇값도 하지 못한다는 핀잔이나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나이에 걸맞게 처신하라는 뜻이다. 나이에 따른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그만큼 나이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의 성숙함을 보여내는 잣대가 되어 왔다.
 
부끄럽지 않게 나이를 먹어야 어른이 된다. 자칫 숫자에 불과한 나이를 먹으면 무늬만 어른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라고 하는 30년 산 밸런타인은 12년 산과 가격 차이가 크다. 같은 술인데 너무 다른 대접을 받는다. 오래 숙성된 술이기 때문이다. 올 한 해를 잘 숙성시켜 나이 한 살을 먹어야 할 텐데. 12월이 다가오면 나이 먹는 게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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