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등바등’
무심코 가끔 쓰는 말입니다. 치열한 경쟁사회, 누구나 애를 쓰며 삽니다. 그럼에도 살림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고, 늘 빠듯함에 허덕이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 ‘이렇게 아등바등 살면 뭘 하나’ 자조 섞인 말을 할 때가 있죠. 나름 내 딴엔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은근히 짜증도 나고 속상합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거죠.
사는 건 비슷합니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등바등 노력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등바등’ 이란 말, 폄훼할 의도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최선을 다했다면 빛나는 삶을 산 거기 때문입니다. 결과만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죠. 생각할수록 내가 꿈꾸는 행복이 멀어기만 하게 느껴집니다.
일상에서 ‘아등바등’ 이란 말, 그다음에 오는 표현이 부정적일 때가 많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 삶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알아야 합니다. 삶은 노력 대비 결과가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등바등’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지금의 삶이 있습니다. ‘아등바등’ 이란 말로 그걸 깎아내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죠.
늦가을, 아름답게 물들였던 가을 잎이 떠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단풍잎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녀석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마치 떠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것 같았거든요. 바람이 멈추면 사진을 찍어 볼까 하고 기다렸죠. 그런데 내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셔터를 눌렀죠.
사진 속에 빨간 단풍잎, 녀석이 아등바등 살았는지 나는 모릅니다. 하지만 나름 붉게 물든 것을 보면 열심히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아등바등’ 이란 말이 떠올랐지만, 어디까지나 내 관점입니다. 아마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녀석도 열심히 살았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멋진 단풍이 될 수 없었겠죠.
‘아등바등’ 이란 말, 결과만 놓고 꺼내면 우울하게 만듭니다. 중요한 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말을 꺼내는 순간 내 삶을 어둡게 만듭니다. 우린 아등바등 사는 게 아닙니다.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다만 그 결과가 당장 내 눈앞에 작게 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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