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광 소나타는 베토벤의 소나타 곡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다. 그러나 달빛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것은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무언가 다른 게 있다는 이야기다. 그게 무얼까. 이루지 못한 사랑이다. 슬프고 아플 수밖에 없다. 사랑, 어느 순간 자신 모르게 싹이 튼다. 꽃을 피우지 못한 사랑의 아픔이 담긴 곡이 월광 소나타다.
베토벤에게 줄리에타라는 발랄하고 아름다운 여제자가 있었다. 그녀는 스승인 베토벤에게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귀도 들리지 않는 가난한 음악가와의 결혼을 찬성하지 않았다. 그래서 줄리에타는 아버지에게 베토벤의 음악적인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고 싶었다.
어느 날 베토벤은 줄리에타의 초대를 받아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아무도 없는 방에 놓여있는 피아노가 보였다. 베토벤이 앉았다. 의미 없이 몇 개의 건반을 두드리던 베토벤은 귀를 피아노 뚜껑에 바짝 가져다 대고는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을 ‘줄리에타’와 그녀의 아버지가 몰래 숨어서 지켜본다.
잠시 후 베토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에 감정이 북받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문을 열고 베토벤에게 다가갔다. 자신을 훔쳐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안 베토벤이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간다. 영화 ‘불멸의 연인’에 나오는 줄리에타와 베토벤의 한 장면이다. 이때 베토벤이 홀로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던 곡이 월광 소나타 1악장이다.

실제로 이 곡은 영화에 등장하는 여인 줄리에타를 위해 작곡되었다고 한다. 줄리에타는 베토벤 보다 열네 살 아래로, 1800년 브룬스 빅 집안을 통해 알게 된 베토벤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다. 베토벤은 그녀와 사랑에 빠졌지만, 비극적으로 끝나 줄리에타는 다른 백작과 결혼해 이탈리아로 떠난다.
사랑은 문학이나 음악의 영원한 주제다. 특히, 사실에 근거한 작품일수록 감성을 울린다. 실연의 아픔이 담긴 이곡에 ‘월광 소나타’라는 부제가 붙게 된 것은 1832년, 독일의 음악평론가이자 시인인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이 소나타의 1악장을 들은 후에 마치 루체른 호수에 비친 달빛이 같다고 한 데서 힌트를 얻어 월광(Moonlight)이라 붙였다고 한다.
달빛 사랑은 운명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서양에서는 말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연인들은 달빛 아래서 절대로 사랑을 맹세하지 않는다. 달은 사랑을 지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달은 해와 달리 변하고, 변하는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연인은 달빛 아래 사랑의 고백으로는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는 슬픈 사랑의 음악이다. 실연의 상처 때문일까. 베토벤은 평생 독신으로 고독한 삶을 살았다. 그런 이유로 그가 고독한 삶을 살았는지는 알 수는 없다. 어쩌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지 못해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월광 소나타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음악이 다르게 가슴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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