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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한 점도 못 되는데

by 훈 작가 2026. 1. 19.

보이저  1 호가 촬영한 태양계 가족사진 . NASA/JPL-Caltech

1990214,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천체사진입니다. 우주라는 공간 속에 지구가 담긴 이 사진은 경외감을 자아냅니다. 인류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지구가 먼 우주에서 보면 그저 한 점 티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의식하며 살지 않습니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거죠.

 

이 사진은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1934~1996)의 제안으로 시작됐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명왕성 부근을 지나고 있던 보이저 1호의 망원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의 모습을 찍어보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제안에 주변에서는 다소 생뚱맞다는 의견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실제 그의 제안에 따라 보이저 1호는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 - 태양 간 거리의 40배인 60거리에서 지구의 모습을 포착한 겁니다. 사진 속에 담긴 지구. 그저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합니다. 이때 지구뿐 아니라 해왕성, 천왕성, 토성, 목성, 금성도 같이 찍어 완성했는데, 태양계 행성들은 우주 속의 먼지 한 톨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Pale Blue Dot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

 

칼 세이건의 말입니다. 그는 이 말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아마 아등바등 쉼 없이 싸우고 다투기만 하는 지구촌의 현실을 보며 제발 서로 싸우지 말고 평화를 지키며 공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우주에서 보면 점 하나에 불과한데 그 속에서 서로 싸우고 있는 인류에게 제발 정신 차리라고 해 주고 싶었을 듯합니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먼지 같은 존재, 어쩌면 이처럼 우리의 삶은 허무와 무상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속세의 삶의 공간에서 탐욕, 분노, 질투와 시기로 얼룩지고 불결해진 영혼으로 살고 있습니다. 악의 유혹으로 이끄는 탐욕의 끝이 파멸임을 알면서도 인간은 끝내 그걸 뿌리치지 못하며 살다가 죽음에 이릅니다.

 

현재 진행형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시위와 유혈 사태, 미국의 남미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정말 보잘것없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서로 싸우고, 죽이고, 죽는 일은 정말 의미 없는 일입니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인간의 이런 행위, 어떻게 설명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만물의 영장이라고 인간, 어떤 관점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거늘 왜 인류는 해법을 찾지 못하는 걸까요. 살아가면서. 우리는 너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만 합니다. 인간의 이런 모순적인 행위를 목도(目睹)할 때마다 그렇습니다. 한 점도 못 되는 인간인데, 왜 지구촌은 바람 잘 날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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