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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상처

by 훈 작가 2026. 3. 17.

무심코 잘라버린 나뭇가지 하나.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나무는 아프다. 팔이 잘려 나가는 고통을 느낀다. 차마 말로 표현 못 할 따름이다. 나무가 느끼는 심한 통증은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상처는 주는 사람은 모르지만, 받은 사람은 아프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는 이들이 많다. 저 사람이 나에게 왜 그러지? 그러나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분명 사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전혀 생각하지 못한 행동 하나가 어떤 경우에 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그런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상처받은 사람은 고통을 안고 산다.

살다 보면 상처 없는 삶이 과연 없을까. 어쩌면 불가피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상처를 품에 안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것은 아무래도 현명한 방법이 아닐 듯싶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자칫 상처를 더 크게 키워 돌이킬 수 없는 복수의 칼날이 되어 상대를 겨눌 수 있다.

 

그것은 곧 파멸을 의미한다. 현명하게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아픔을 반전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진주조개가 상처를 진주로 만들어 내는 것처럼. 진주는 상처에서 태어난다. 상처의 아픔을 오래 품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스스로 치유한 후 하나의 보석을 탄생시키는 지혜를 발휘한다.

이미지 출처 : Daum

 

상처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는 경우가 많다. 혹시 그럴 경우가 있다면 되도록 빨리 잊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차라리 관계를 정리하는 게 낫다. 오래 간직하는 것은 언젠가 상처가 곪아 터지거나 악성 종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치유하여 진주 같은 보석을 만들지 못할 것 같으면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는 뜻이다.

 

특히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받았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그것이 나를 더 큰 사람으로 성숙시키는 길이다. 나무가 상처받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오로지 하늘 향해 자신의 길을 걸으면 된다. 상처에 매달리면 나무는 거기서 성장이 머무른다. 뿌리 깊은 나무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상처를 빨리 잊는 선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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