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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길 위의 행복

by 훈 작가 2023. 5. 10.

길은 애당초 아무도 가지 않았던 땅입니다. 처음부터 만들어진 길은 없습니다.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을 것이고 또 누군가가 그 뒤를 이어서 갔을 겁니다. 거기엔 아주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점점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선이었던 흔적은 점차 직선으로 변했겠지요. 그게 길이 아닐까요. 

우리는 어제처럼 오늘도 그 길을 걸어서 혹은 차를 타고 다닙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의 길을 우리는 다닙니다. 그 길이 우리가 말하는 출퇴근길입니다. 때론 출장길도 다니고 일상을 벗어나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겁니다. 주말이면 등산길에 나설 수도 있고, 여유로운 시간에 산책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길이 달라졌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주인공이었던 길이 도로가 되면서 마차가 다니다 다시 자동차가 주인공이 되었고 철길이 등장하면서 기차도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변하지 않은 건 뱃길이지만 그 길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걸어 다니는 길이 아닙니다. 사람이 다니지 못했던 하늘길이 새로 생겨나기도 했지요. 

인간은 유일하게 직립 보행을 합니다. 태생적으로 걸어 다녀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걷는 것을 싫어하거나 귀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인간의 발길을 게으르게 만든 겁니다. 물론 일부러 걷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대부분 건강 때문일 것이고, 일부는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발길은 도로나 철길이 아닌 길과 자주 만나 데이트를 즐겨야 합니다. 발길이 액셀 페달과 너무 가깝게 지내면 몸은 편합니다. 하지만 날로 늘어나는 몸무게를 발이 감당해야겠지요. 그러다 어느 날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보면 나도 모르게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란 걸 알게 되고 놀랄 겁니다. 당신의 발길이 길과 멀리한 결과일 겁니다.

길과 자주 만나는 일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발이 길과 자주 만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게 산책길이든 등산길이든 관계없습니다. 발을 너무 호강시키려 노력하면 건강한 삶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체적 학대가 아닌 수준에서 길을 만나야 합니다. 길 위에 당신의 건강한 삶과 행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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