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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꿈(2) : 나는 너를 먹는다

by 훈 작가 2023. 6. 19.

초등학교 운동장이 한없이 넓어 보였다. 입학식을 치르고,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꿈이 뭐냐고 물었다. 이불속에서 만나던 꿈이 아니었다. 엄마에게 말하던 꿈이 아니라 당황했다. 그때부터 꿈은 먹고 자라나는 것이 되었다. 유명한 영화배우나 TV탤런트, BTS 같은 멋진 아이돌 스타,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손흥민 같은 축구선수, 빌게이트 같은 사업가등 막연하다. 그때 꿈은 막연하지만 모두 마음만 먹으면 다 가능한  미래의 내 모습이었다.

사춘기를 지나 철이 들면서 마음먹었던 꿈이 작아진다. 한때 야망을 품었던 청춘은 홍역을 치른다. 어린 시절 먹고 자라던 무지개 빛 꿈이 점점 멀어져 갔다. 어느 순간 가슴에 품고 있던 파랑새를 새장에서 날려 보내야 했다. 그리고 현실에서 마음먹고 이룰 수 있는 꿈을 다시 그린다. 먹지 못할 꿈은 포기하고, 먹을 수 있는 꿈을 준비한다. 꿈을 먹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쪼그라든 꿈은 치열한 경쟁의 문턱에서 먹고사는 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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