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훈아 노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말이 ‘무시로’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때가 없이 아무 때나’라는 뜻입니다. 일본어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이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스마트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때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었던 스마트폰, 지금은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말 그대로 무시로 우리의 생활공간에 들어와 시선을 꽉 붙들어 놓고 있습니다. 길을 걷는 도중에도 카페에 나 홀로 앉아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나이 지긋한 노년층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가한 오후 도심 속 공원에서도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시로 아무 생각 없이 궁금해서 한 번씩 보고 집에서도 저녁 먹고 그냥 심심해서 보다 보면, 12시를 훌쩍 넘기는 때가 한두 번 아닙니다. 딱 끊어야겠다 싶은데 그게 잘 안됩니다.
멈추기 어렵습니다. 또 안 보면 불안하기까지 하죠. 특히나 퇴직 후 갑자기 사회적 활동이 멈추거나 줄어든 사람들에겐 날마다 무료한 시간의 연속입니다. 어쩔 수 없이 무료함을 달래려다 보니 들여다보는 게 스마트폰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시로 보게 되고 의존하게 됩니다.
실제로 하루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보는 노인층이 전체의 10%가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사회적 관계가 끊긴 노년층일수록 의존도가 크다고 합니다. 유튜브나 숏폼 같은 콘텐츠가 ‘외로움’을 파고드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만든 흐름이기도 합니다.
나 홀로 지내다 보면 적적할 때가 많을 수밖에 없는 나이죠. 그러다 보니 의지할 데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겁니다. 은퇴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나도 예외는 아닙니다. 물론 블로그 때문에 자주 보기도 합니다. 이제 막 시작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때문에 앞으로 더 자주 스마트폰을 보게 될 듯합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소통을 넓히고 새로운 흥밋거리와 배움이란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론 전보다 글 쓰는 시간이 줄어들어 들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니까요. 추운 겨울이라 밖에 나가지 않는 시간이 많다 보니 내심 자제하고 있기는 하지만 무시로 보게 됩니다.
사진 속 주인공, 손에 든 스마트폰도 ‘무시로’라는 단어와 딱 맞아떨어지는 장면 같아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나는 빛 내림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으려고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주인공은 딴전 피우듯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듯한 사진입니다. 빛 내림의 아름다움조차 외면한 주인공의 모습,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스마트폰이 도대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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