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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삶이 힘든 이유

by 훈 작가 2026. 1. 7.

이미지 출처 : pixabay

병원 대기실을 지나는데 TV 화면에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는 뉴스 자막이 지나갑니다. 문을 열고 나오자 바람이 엄청 차갑습니다. 겨울이니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날씨가 빨리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실 우린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장만 땐 비가 좀 그쳤으면 했고 궂은날이 계속되면 햇살이 그리워했습니다. 늘 사람의 변덕은 그래왔거든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내 생각의 틀에 맞지 않으면 불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무 죄도 없는 하늘까지 원망할 때도 있죠. 살다 보면 내 마음 같지 않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삶을 이루고 있는 시간의 흐름 속엔 언제나 감정의 기류가 변하죠. 화날 때도, 짜증 날 때도 있고, 미워하거나 슬플 때도 있습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그뿐 아니죠. 내 마음속에 바라는 일도 비슷합니다. 교회나 성당 또는 절을 찾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뭘까. 예수님, 부처님,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하죠. 마음속에 바라는 것을 이루어 달라고. 마음을 모아 소망하곤 합니다. 이 모든 게 우리가 사는 동안 미래의 시간과 삶에 관한 것입니다.

 

흔히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툭 던지는 때가 있습니다.

 

이것만 이루어졌으면 내 평생소원이 없겠다.”

과연 그럴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뭔가 하나가 해결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살아보니 세상은 내 마음에 들도록 고쳐 쓸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이 정도면 답이 나옵니다. 세상의 이치에 맞게 사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니까요.

 

저마다 꿈을 이루려고 삽니다. 그러나 꿈을 이루었다고 삶이 힘들지 않을까요? 또 다른 탐욕이 돋아나 우릴 힘들게 합니다. 내가 바라는 모든 걸 버리면 힘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인 이상 수도자의 삶을 살지 않는 이상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삶은 이런저런 인연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고, 그걸 끊어 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부품 수가 만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것처럼 보입니다. 이들 부품 중 하나만 없어도 안 되겠죠. 세상도 비슷합니다. 존재 이유가 다 있죠. 이렇든 저렇든 그 존재 이유를 이해하고 사는 겁니다. 삶이 힘든 이유는 이런 걸 다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 깨달아야 할 게 있습니다. 인간만 미래에 대한 개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에 불안감 때문에 현재의 갈등(스트레스)이 존재합니다. 자연 변화에 따른 날씨가 어떻게 될지, 시간의 변화 속에서 벌어질 감정의 고통, 미래의 꿈에 대한 불투명성, 이런 것들이 자동차 부품처럼 복잡하게 얽혀 세상은 굴러가고 있습니다. 내가 그런 세상을 어쩔 수 없이 맞추어 살려다 보니 사는 게 힘든 겁니다. 너무 힘들게 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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