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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AI'로 만들어 본 사진

by 훈 작가 2026. 4. 5.
AI로 만든 사진(1)

‘천지개벽’
 
이 표현이 맞을 듯싶다. 'AI'는 혁명적 변화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져서다. 이른바 AI가 만든 시대적 변화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일부러 AI를 멀리했다. 창작의 영역에 AI의 활용은 독(毒)일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기심 차원에서 시험해 보고 싶었다. 일단 얼마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지 궁금하니까. 그래서 찍은 사진이 살구나무다. 나름 잘생긴 살구나무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 우선 꽃이 핀 나무가 전제 조건이다.  마음으로 상상하고 있는 이미지를 AI가 구현해 줄지 생각해 둔 게 있기에 반드시 살구꽃이 만개한 나무여야 했다. 

원본사진

원본사진을 기본 이미지로 평소 내가 찍고 싶었던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고 검색창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입력했다.
 
‘사진 속 배경을 보름달이 뜬 밤 하늘로 바꾸고, 뒤에 있는 나무들은 산 또는 들판으로 변경해 주세요.’
 
AI가 작동하더니 불과 10여 초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그 짧은 시간에 새로 생성된 이미지가 나왔다. 처음 사진이 보름달이 너무 크게 보였다. 그래서 다시 보름달만 조금 작게 조정해 달라고 문장을 입력했다. 마찬가지로 불과 몇 초 사이에 또 보름달이 작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나왔다. 내 맘에 들었다. 그것도 아주 쏙.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너무너무 놀랍다.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정말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었다.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고는 하지만 한마디로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로 질투와 시기가 났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무섭고 두렵다. 앞으로 사진을 취미로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AI로 만든 사진(2)

‘창작’이라 자부했던 자존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다. 디지털 시대 문명과 기술에 창작은 뒤로 밀려 나가는 세상이 되었다. 글 쓰는 일도 예외는 아닐 게 분명하다. 단편 소설 하나 쓰는 것도 머리 싸매고 끙끙 앓으며 써도 최소한 두 달 걸린다. AI를 이용하면 요술 방망이처럼 금방 '뚝딱'하고 나올 것 같다.
 
블로그에 포스팅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사진도 찍으러 다녀야 하고, 또 좋은 사진을 골라 어울리는 글을 쓰는데 만만치 않게 시간이 걸린다. 고백하건대 사진이나 글은 창작에 따른 고통에 따른 산물이다. 어느 것 하나 시간과 열정이 들어가지 않는 게 없다. 문제는 앞으로가 걱정이다. 요물 같은 ‘AI’와 어떻게 관계 설정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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