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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꽃으로 살려면

by 훈 작가 2026. 5. 14.

튤립

난 꽃이라 말 한 적 없다. 불러 달라고도 한 적도 없다. 그냥 늘 그랬듯 그 자리에 필뿐이다. 때가 되면 말이다. 그럼에도 온갖 이름을 붙인 그들은 때가 되면 찾아온다. 와 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마치 내가 봐달라고 한 것처럼 여기저기서 몰려든다. 그게 싫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알 수 없다.

 

사람은 타인의 시선이나 기대에 부응해 관심받으려는 존재다. 늘 바쁘게 살아야만 하는 이유다. 누군가의 기대나 평가에 부응하려면 그에 맞는 점수를 따야 하고, 실적을 올리고,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무언가 증명해야 하고, 만족시켜 주어야 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하루 일상이다. 한 마디로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거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목련

그러다 보니 그들 스스로 나를 위해 사는 것 같지만 실제는 아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스스로 꽃이 될 수 없다.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거나 스스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그래서 인간은 아름다움을 부러워하고 동경한다. 더불어 스스로 부족함을 아는 존재이기에 사람은 꽃을 사랑한다.

 

그들은 누구나 거울을 본다. 거울 속 에게 넌지시 던지는 질문 하나. 이 정도 ○○()면 괜찮을까?’ 여기서 ○○에 들어갈 단어가 실력’, ‘점수’, ‘외모(미모)’, ‘’, ‘조건’, ‘자격증으로 대입해 만족하면 저쪽에서 좋다고 받아들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거나 생각하고 상대방의 판단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나를 평가받는 과정이다.

매화

그러나 꽃인 나는 필요 없다. 스스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저 필 뿐이고, 스스로 타인으로부터 객관화하지도 않는다. 타인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단지 자연의 시간에 맞추어 생체 리듬이 반응하는 대로 피어야 할 타이밍에, 필 자리에서 피면 그만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있는 존재만으로도 꽃은 아름답다.

 

그럼에도 난 향기를 만들고, 바람이 머물다 가게 하고, 지나가던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오로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색과 영혼으로 존재하고 머물다 갈 뿐인데도 그렇다. 속세에서 말하는 꽃=아름답다는 등식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단지 나만의 색과 향기를 잃지 않고 지킬 뿐이다.

수선화

난 나를 나답게 나다움을 잃지 않고 살다 가는 게 내가 할 일이다. 단지 난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 내가 그러하듯이. 당신도 그런 삶을 살아야 아름답다. 꽃이 아닌데 자꾸 꽃으로 살려고 증명하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꽃은 스스로 증명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 그저 피어나 내가 갖고 있는 걸 보여주는 삶을 살다 갈 뿐이다.

 

중요한 건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다. 나를 나답게 나를 잃지 않고 사는 거다. 어떤 경우라도 영혼을 잃지 않는다면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운 꽃이다. 세상을 너무 눈치 보며 살다 보면 내가 아닌 영혼 없는 삶을 살다 갈 뿐이다. 인생은 나다움을 지킬 때 아름답다. 너무 인정받으려고 내 영혼을 팔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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