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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그림 같은 사진

by 훈 작가 2023. 5. 3.

봄빛 가득한 5월이 오면 파스텔화 같은 아름다운 들녘을 만납니다. 지난겨울의 눈보라 빛 추억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잊은 지 한참 되었습니다. 길고 지루했었던 기억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눈부신 봄의 숨결이 땅속에서 움트기 시작했고, 세월의 묻어버린 봄이 되살아나  반갑게 찾아왔습니다.

초록의 삶처럼 우리의 삶도 동토의 계절 속에서 희망이 싹트는 것을 우리는 세월 속에서 무수히 봐왔습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한 알의 씨앗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랑을 만나 눈뜨기 시작합니다. 그 생명의 빛이 사월을 지나며 어느덧 연초록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봄이 드디어 계절에 여왕으로 등극한 것이지요.
 
연인이 자전거를 타고 그 언덕을 씽씽 달립니다. 봄이 만든 무대 위로 올라와 주인공이 된 것처럼 즐거워 보이네요. 아름다운 그림은 화가의 전유물만은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봄도 화가로 변신한 듯 사진 속의 풍경은 마치 파스텔로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때론 이렇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느끼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이지요. 어디까지나 감성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거든요, 사진은 마음을 담아내는 미학의 한 장르입니다. 문학처럼 허구를 묘사하는 장르와는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도 카메라의 조작에 따라 조금은 허구처럼  과장되게 표현할 수 있죠. 오늘 따라 사진을 그림처럼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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