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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다시 만난 아침 해

by 훈 작가 2023. 5. 30.

부처님 오신 날 3일 연휴가 끝났습니다. 황금연휴 내내 하늘은 회색 구름에 가려져 있었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죠. 나들이 나서려던 이들은 서운한 날씨였을 겁니다. 아무래도 비 오는 날에 어딜 가려면 선 듯 마음이 움직이질 않으니까요. 어린이날에도 비가 내려 마음이 그랬는데…. 하늘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검은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중간색이 회색입니다. 아시다시피 두 색을 섞으면 회색이 만들어집니다.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은 온통 회색입니다. 찌푸린 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도 흐려집니다. 우울해지는 거죠. 어찌 보면 우울한 감정과 회색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감정이 날씨와 무관하지 않은 탓입니다. 

3일 내내 비 오는 하늘을 보다 보면 밝은 햇살이 그리워집니다. 일찍 찾아온 것 같은 더위 때문에 비라도 내렸으면 했던 마음이 바뀝니다. 더우면 더운 대로, 궂으면 궂은 대로 날씨는 사람의 마음을 변하게 만듭니다. 변덕은 아니지만 그게 사람의 마음일 겁니다. 날씨는 우리 마음에 들게 하늘을 만들지 않지만 우리는 그러길 바랍니다. 

다시 아침 해를 만났습니다. 3일 연휴를 보낸 아침 해가 밝은 얼굴로 반깁니다. 안 보면 보고 싶은 게 어디 연인 뿐이겠습니까. 만나면 별것 아닌데, 새삼 반갑습니다. 기약 없는 헤어짐이 아니라 그럴지도 모르죠. 아침해는 늘 내일을 품에 안고 옵니다.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하늘이 무심하다 말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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