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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눈떠야 만나는 세상

by 훈 작가 2023. 6. 7.

눈을 뜹니다. 여명과 함께 세상이 눈뜹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합니다. 눈을 통해 빛이 들어와야 사물을 식별하거나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생명은시각적으로 인식하는 순간부터 삶은 시작됩니다. 어디선가는 막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뜨고 엄마를 만나고 삶을 첫발을 내디딜 것입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시각적 의미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글에 눈 뜨고, 현실에 눈뜨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 사춘기에 이르면 또 다른 이성에 눈뜨게 됩니다. 이성에 눈뜨면서 성(性)을 알게 되고, 사랑을 배우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점점 세상 보는 시야를 넓혀가며 살게 됩니다. 

꽃은 빛을 만나야 눈을 뜹니다. 어둠 속에서는 눈뜰 수 없습니다. 여명이 다가와야 비로소 꽃은 꽃으로 태어납니다. 움츠렸던 꽃망울이 막 깨어나고 있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꽃이 눈을 뜨면서 세상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경이롭기도 하고 신비하기도 합니다. 이런 순간을 본 적이 없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꽃이 아름답게 태어나도록 이끈 것은 빛입니다. 빛의 세계에서 눈을 떴기 때문에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그런데 빛의 세계에서 태어나 살면서도 아름답지 못한 삶을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세상에는 양심의 빛을 멀리하고 어둠에 눈 뜬 이들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선한 양심에 분탕질하고 어둠의 늪에서 이웃을 괴롭히며 삽니다.

사람도 꽃처럼 아름답게 태어납니다. 사람의 마음은 태생적으로 순백의 빛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빛이 없는 시간 동안 어둠 주변을 기웃거리면 마음이 검게 물들어 버립니다. 어둠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그렇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낮에는 나비로 살다가 밤이면 나방으로 변합니다. 마음에 빛이 안 들어오면  나비는 금방 나방이 됩니다. 

인간의 탈을 쓴 그들의 겉모습을 언제나 나비처럼 보입니다. 착하고 순수한 사람일수록 많이 당하게 됩니다. 나비인척하며 행세하니까 눈을 제대로 떠야만 합니다.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거짓과 위선의 탈을 쓴 나방들이 사회 여기저기 독버섯처럼 도사리고 있습니다. 탐욕에만 눈 뜬 그들은 너무 이기적입니다. 

누구나 상식이 통하고 내로남불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 원합니다. 이걸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주권자가 주인행세를 제대로 할 때 가능할 겁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방무리들을 없애야 합니다. 우리가  제대로 눈을 떠야 가능합니다.  팬덤에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내년 4월에  나방무리들을 박멸시켰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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