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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꽃과 벌처럼

by 훈 작가 2023. 6. 8.

많은 꽃이 피었다 지지만 스치는 인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찾는 것도 잠깐입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열흘 남짓 피었다 진다고 생각하니까요. 어쩌면 긴 겨울을 보내면서 꽃보다 봄을 더 기다렸기에 처음부터 꽃을 마음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꽃은 서운할 게 별로 없을 겁니다. 

꽃은 사람에게 그다지 중요한 한 존재가 아닙니다. 아주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이 꽃 저 꽃 흔하게 볼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사치스러운 취향의 대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아마도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꽃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관심받는 존재가 되어 사람의 마음에 안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시되는 존재에서 사랑받는 존재로 바뀝니다. 스스로 가치를 높여 고상한 존재가 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대접이 달라집니다. 이때부터 사람과 꽃은 뜨거운 관계로 발전합니다.

꽃은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선물을 줍니다. 꽃이 우리에게 다가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가감으로써 얻는 것입니다. 바로 '위로와 행복'입니다. 꽃이 사람에게 주는 진정한 가치입니다. 사람들이 꽃을 주고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과 꽃의 관계입니다. 더불어 꽃과 사람의 인연을 이어주고자 하는 신의 뜻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는 꽃과 벌의 관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꽃과 벌은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관계입니다. 그들의 삶의 법칙이자 행복의 법칙일 겁니다. 행복도 서로 간의 관계에 있습니다. 벌은 꽃에서 꿀을 얻으면서 상처를 남기지 않습니다.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은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매를 맺도록  도와줍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르며 사는 겁니다.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을까요. 행복하려고 필요한 것만 얻으려 할지 모릅니다. 그렇게 하면 자칫  상처만 줄 수 도 있습니다. 꽃은 벌을 유혹하려고 피는 게 아닙니다. 남을 유혹해 불행하게 하면 안 됩니다.  우리도 꽃과 벌같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향기 가득한 행복이 넘치도록 그런 관계를 맺으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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