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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꿈이라는 허상

by 훈 작가 2023. 6. 9.

‘잡다’라는 뜻(권력, 직장, 물건, 택시, 자리, 기회)은 다양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잡으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항상 이 단어와 연관된 삶을 산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눈에 보일 수도 있지만, 안 보이는 것(사랑, 행복, 기회, 행운, 직장, 치솟는 물가, 마음)들을 더 잡고 싶어서 오늘도 고군분투할 겁니다. 

세상에는 실상과 허상이 있습니다. 허상은 추상적입니다. 일종의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마음을 사로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허상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이들이 많습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물론 여러 장르의 작가들, 유튜버 등등 다양합니다.

추상적이지 않은 허상도 있습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상은 실상과 똑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입니다. 그 상이 자신이라면 부정하지 않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맑은 물속에 반영된 아름다운 풍경은 같은 허상이지만 실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눈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각입니다.

사진은 실상 같은 허상입니다. 그런데 이게 뭐지? 하는 허상을 표현해 낼 때가 있습니다. 물에 반영된 사진이 그런 경우입니다. 의외로 재미있는 사진이 될 때가 있습니다. 연출사진이지만 물에 비친 사람의 모습을 담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이미지를 보면서 생각해 낸 키워드가 ‘허상’이었습니다.
 
사진은 입체감이 없으니 때론 착각을 일으키는 사진도 보게 됩니다. 프로 작가는 의도적으로 그런 걸 노리고 연출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아마추어로 사진을 즐기면서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습니다. 한때는 막연한 로망이었습니다. 출사 현장에서 우연히 기회를 잡았습니다. 별것도 아닌 꿈을 카메라에 담은 것입니다.

꿈은 허상입니다. 꿈은 애초부터 허상이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막연하게 우리가 만들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때론 희망이고, 착각입니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허상인 줄 알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일 겁니다. 꿈은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 주는 허상입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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