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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 나도 작가다/장편소설

별을 죽인 달(36)

by 훈 작가 2023. 9. 28.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CNN 속보

  자정이 지난 시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예, 국정상황실입니다.”
“Washington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홍용기 공보관입니다.”
“네, 말씀하세요.” 
“방금, CNN에서 긴급 뉴스가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서 전화했습니다.”
“충격적인 뉴스라뇨, 무슨 내용입니까?
“전임 대통령에 관한 뉴스인데요. 동영상 뉴스 파일을 전송했으니 먼저 그걸 보셨으면 합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자막파일을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궁금한 사항 있으면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기하고 있다 바로 답변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당직 비서관이 이메일을 열어 동영상 파일을 불러왔다. CNN Mary Robert 기자가 보도하는 장면이 화면에 떴다. 화면에 청와대가 보이면서 화면 아래 영문 자막이 크게 떴다.

“Sexual harassment of the former Korea presiden’s own daughter.”

  당직 비서관이 깜짝 놀랐다. 그가 바로 국정상황실장에게 유선으로 보고 했다. 국정상황실장이 사실인지 반복해서 물었다. 비서관은 방금 Washington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보고 받은 내용이라고 거듭 말했다. 
  비서실장이 국정상황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안보실장과 국정상황실장도 나와 있었다. 그들이 동영상 파일을 재차 확인했다. 서로가 얼굴만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은 상의 끝에 대통령 관저로 연락하기로 했다.
  비서실장이 대통령 관저에 전화했다. 관저 부속실 근무 경호 담당 비서관이 전화를 받자 대통령께 긴급 사항이 있으니 즉시 전달하라고 말했다. 경호 담당 비서관이 관저 침실 인터폰을 눌렀다.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던 대통령이 내용을 보고 받자 바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접견실로 나가 참모들을 기다렸다.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그리고 국정상황실장이 함께 관저 접견실로 들어왔다. 
“아니, 자정이 넘은 시각에 무슨 일이죠?”
“저 먼저 이걸 보셨으면 합니다.”
비서실장이 노트북을 내려놓으며 화면 속에 동영상 파일을 클릭했다. 침묵 속에 대통령이 동영상 파일을 봤다.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이게, CNN 보도가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닌데요?” 
“너무 충격적이라 이렇게 올라왔습니다.”
“….”
말을 잇지 못하던 대통령이 영부인을 불러 차 한 잔을 부탁하러 잠시 방을 나갔다가 들어오며 말했다.
“아~하!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대통령은 당혹스러웠다. 비서실장이 대통령 표정을 보며 말을 꺼냈다.
“CNN 보도라서 어떤 상황인지 파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뉴스가 CNN을 통해 나왔는지 미스터리군요…”
안보실장이 냉정하게 한마디 했다.
“어쨌든 반전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정상황실장도 안보실장 말에 동의했다. 그때 영부인이 작설차를 쟁반에 받쳐 들고 들어왔다. 참모들이 영부인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밤늦게 찾아와 죄송하다는 말을 비서실장이 건넸다. 영부인이 ‘그런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말하며 다시 나갔다. 대통령이 차를 권했다. 은은하게 우러나는 작설차 향이 접견실에 퍼졌다. 
“이렇게 합시다. 밤이 늦었으니, 내일 일찍 CNN 서울 특파원과도 접촉을 시도해 보도 내용을 파악하시고요. 미 대사관과 하고도 연락을 취해 사태 파악을 합시다.
“대통령님! 우선 여기서 큰 방향은 어느 정도 논의를 했으면 싶습니다.”
“그럼, 비서실장 말대로 그럴까요. 논의해 봅시다. Anna 양과 관련된 현안은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은 미 대사관 쪽을 맡아 협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여당 내 탈당에 따른 문제는 정무수석에게 지시를 내려 수습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 주시고요. 국정상황실장은 민정수석과 협조하여 전임 대통령 분위기와 민심 동향을 분석해 별도로 보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날이 밝는 대로 민정수석에게 각 권력기관의 정보력을 최대한 동원해 민심의 향방을 파악하도록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대통령이 비서실장의 의견을 듣고 나서 추가로 전임 대통령 쪽 움직임도 상황을 보고 하도록 언급하며 말했다. 
“저쪽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겠죠?”
“그럴 겁니다.”
“안보실장!”
“예” 
“Anna 사건으로 한·미 관계가 많이 꼬여있습니다. John Edward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설득할 방안을 준비해 보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일 걱정되는 게 한미동맹 문제입니다.”
“실무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찾아보겠습니다.” 
“가능하면 외교부 쪽과도 긴밀하게 협의하시고요.”
“외교부 쪽과 수시로 협의해 방안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비서실장!”
“예”
“CNN 보도가 사실이라면 Anna 양쪽이겠죠?”
“그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Anna 양 사건이 이렇게 되었을까? 의문이 들거든요. 어떻게든 끝났거나 마무리되었을 겁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사실이라면 전임 대통령이 물밑 작업을 통해서 합의를 시도했거나 무마시켜서 사안 자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겠군요.”
“그것도 그거지만, John Edward 의원이 처음부터 나서지 않은 점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저 같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겁니다.”
“그것 참 미스터리군요.”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안보실장도 나서서 의문점을 지적했다.
“CNN 서울 특파원이 보도한 걸 보면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어떻게 알았냐 하는 점이죠. 그것도 전임 대통령에 관한 X-파일인데…, 정말 난해한 수수께끼이긴 하지만 CNN 보도라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순간 국정상황실장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가 전화를 받기 위해서 잠시 접견실을 나갔다가 통화를 끝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
“경찰청 상황실에서 보고된 내용 중에 미 대사관 건이 있었답니다. 오늘 저녁 119 상황실에 미 대사관 관저에서 전화를 받고 긴급 출동하여 누군가를 싣고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갔답니다. 보고에 따르면 미국인 한 사람과 한국인 두 명이 탔다고 합니다. 병원 측 관계자 말로는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가 지난번 TV 기자회견에서 봤던 Anna 양 같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국정상황실장 보고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Anna 양이라고요. CNN 속보와 Anna 양 세브란스 응급실 입원이라… 그것도 비슷한 시간대에 Washington과 서울에서 뉴스의 주인공으로 Anna 양이 등장한 게 뭔가 개연성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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