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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서유럽

버킹엄 궁전

by 훈 작가 2023. 10. 17.

여왕(女王)이란 단어를 말할 때는 한 영역에서 정상에 오른 여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피겨의 여왕 김연아라든가 골프의 여왕 박세리 같은 경우다. 여자 영화배우를 가리킬 때는 은막(銀幕)의 여왕이라는 관용적인 표현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말하기도 하고, 장미꽃을 가리켜 꽃의 여왕이라고도 부른다.

영국은 국왕을 군주로 두고 있는 나라다.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는 왕이 있다. 아시아에서는 아랍권 일부 국가와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이 있고 유럽에서는 영국을 포함하여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등이 있다. 대부분 상징적인 존재다. 한 마디로 ‘왕은 군림하되 통치는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8일까지 영국의 왕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었다. 그녀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버킹엄 궁전에 살았다. 궁전은 1703년 버킹엄 공작 셰필드의 저택으로 지어졌고 역대 국왕들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부터 줄곧 버킹엄 궁전에서 살아왔다. 가이드 설명으로는 왕이 궁전에 머물고 있으면 로열 스탠더드 깃발이 궁전 위에 걸려 있고 깃발이 없다면, 현재 궁전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한다.

현재 버킹엄 궁전의 주인은 찰스 3세다. 규모는 20,000㎡의 호수를 포함하여 174,000㎡의 정원과 미술관, 음악당, 무도회장, 접견실, 도서관 등을 포함하고 있다. 남쪽에 예배당, 북쪽에 왕실의 처소가 있고 궁전의 방수는 스위트 룸 19개, 손님용 침실 52개, 왕실 근무 직원용 침실 188개, 사무실 92개, 욕실 78개가 있다. 내부 실내장식은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찰스 황세자가 즉위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찰스는 다이애나와 결혼했지만, 카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을 이어갔다. 찰스와 다이애나는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하다가 결국 이혼했다. 그리고 이듬해 다이애나비는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적을 따돌리려다  교통사고로 36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륜의 당사자가 버킹엄 궁전의 주인이 되었다. 신사의 나라라 불리는 영국인데 무언가 신사답지 못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우중충한 런던 날씨는 여전히 흐리다. 가늘게 날리던 빗방울이 휘날리다가 그쳤다. 바람도 없다. 버킹엄 궁전 중앙에 로열 스탠더드 깃발 대신에 유니언잭 깃발이 걸려 있다. 많은 관광객이 궁전을 구경하려고 북적인다. 불륜의 주인공이 이 궁전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버킹엄궁의 역사는 진행 중이다. 서울에 있는 경복궁의 역사는 오래전에 멈추었다.  런던여행에서 만난 살아있는 영국의 역사가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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