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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단풍을 보면서

by 훈 작가 2023. 11. 3.

단풍에 깃든 시간은 삶의 궤적을 달려온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자연은 생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봄부터 달려온 삶의 시간이 가을 잎에 농익어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완성된 삶의 미학을 우리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겁니다.     

단풍은 축적된 세월의 무게와 생명의 시간이 선명하게 기록된 아름다움입니다. 봄에 태어난 새순은 연녹색이 한여름에 이르러서는 짙은 녹음이 되면 우리의 인생처럼 청춘을 자랑하듯 푸릅니다. 그리고 가을에 삶의 절정기에 올라 화려한 단풍이 듭니다. 그러다 겨울이 오면서 그간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놓습니다.


단풍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존재하는 생명은 언젠가 가을을 맞이하게 됩니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단풍이 물드는 건 노화과정으로 접어들었 다는 뜻입니다. 이는 곧 낙엽이 되어 세상을 떠나는 날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단풍은 생의 마지막 이별무대의 주인 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불꽃을 피웁니다. 

인생의 가을도 단풍처럼 아름답고, 멋져야 합니다. 추함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계절에 우리가 배워야 할 메시지입니다. 떠나가는 가을잎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눈으로 즐기는 단풍시즌에 그치지 말고, 삶의 의미를 반추해 보며 정서적으로도 풍요로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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