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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미서부

Wawona Tunnel View Point

by 훈 작가 2024. 1. 20.

꼬불꼬불 오르막길을 달린다. Wawona Road를 30분 정도 달리던 투어버스가 터널에 진입했다. 버스는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도로변에 정차했다. 유명한 Wawona Tunnel View Point이다. Wawona Tunnel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로지 드릴과 곡괭이만 사용하여 뚫어 만들어서 그런지 자연 동굴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터널 길이는 792m로 1933년에 만들어졌으나, 버스가 다니도록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것은 대한민국 현대건설에서 시공을 맞아 3년간의 공사 끝에 이루어졌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투어버스에서 내렸다. 꿈에 그리던 풍경을 현실에서 만났다. 이른 아침 요세미티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Wawona Tunnel View Point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백미(⽩眉)이면서 인스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라고 가이드는 언급했다. 유명한 사진작가 Angel Adams가 바로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자연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 사진 명소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이 포인트에서 내려다본 계곡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서부 개척 시대 인디언들을 토벌하기 위해 이곳에 왔던 마리포사 기병대 대장이었던 James Savage는 이 계곡을 바라보고는, ‘천국의 문에 이르렀다’라며, 조용히 총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자연이 만들어 낸 미학의 감동은 그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다.

누구라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한 장의 그림엽서 같은 절경이 나오는 출사 명소 중에 명당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요세미티 계곡은 길이 11.5km, 깊이 1.0km, 폭 1. 6km로 먼 옛날 빙하가 흘러내리면서 깎아 놓은 계곡이다. 프레즈노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시계를 보았다. 현재 시각 09 : 20분, 정확하게 2시간 25분 걸렸다. 인터넷을 통해 이미지로만 가슴에 품었던 풍경을 직접 보니 적어도 꿈 하는 이루었다. 


어떤 풍경이든 실제 현장에서 보고, 느껴야 실감이 난다. 간접적인 감동은 눈으로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현장감이 살아있는 감동만이 가슴으로 짜릿한 전율을 타고 들어온다. 그런 감동을 만나려고 여행을 다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말이나 글로 설명이 안 되는 이유가 너무 당연하다. 느낌이란 간접적으로 공유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공유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감동이야말로 삶의 의미를 행복으로 연결해 주는 드라마다. 특히, 여행에서 만나는 감동은 장엄한 교향곡 같은 울림이 마음의 창을 열고 들어와 휘젓는다. 우리가 그런 기분을 가슴이 벅차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감동은 실제 현장이 아니고서는 어떤 표현도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바로 내가 보고 있는 요세미티 계곡 풍경이 그렇다. 어쩌면 황홀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격한 감동이 가슴을 휘몰아치고 있을 때, 무언가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있었다. 분명히 보여야 하는데 안 보였다. 바로 면사포 폭포(Bridalveil Fall)였다. 화룡점정이라 할 폭포가 정말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림같이 펼쳐진 요세미티 계곡 오른편에 보여야 할 폭포가 거짓말처럼 찾아볼 수 없다. 희미하게 물이 흘러내렸던 흔적만 절벽에 보일 듯 말 듯할 뿐이다. 어찌 된 일이지.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가이드에게 꼭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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